노무현과 유시민의 일화
유시민: 이 양반은 평소에는 진짜 안부전화나 이런거 하나 없다. 그리고 내둥 연락 없다가 당신이 필요할 때면 전화해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끊는다. 전에는 한 밤중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딱히 만날 곳도 없고 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몇시간 동안 토론을 했다. 자기 궁금한 건 꼬치꼬치 캐 물어 놓고는 그냥 간다. 주차비도 안 준다. 몇 만원 나왔다.
또 언젠가는 밥 먹자면서 중국집에 갔다. 이 양반 왠일인가 했더니 역시나 자기가 모르는 거 물어 보러 왔더라. 짜장면 한 그릇 시켜놓고 네시간인가 토론하면서 뽕을 뽑더라. 짜장면 값은 자기가 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냥 갔다. 이 양반 뭐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ㅜ.ㅜ
정치인이기 이전에 유시민은 저술가였다. 칼럼니스트였고, 필자였으며, 잘 기억들을 하지 못하시겠지만, 소설가였고 드라마 작가였다.
노태우의 6.29 선언 직후, 당시 학생운동 관련해서 수배중인 신분이었던 유시민은 MBC의 8부작 미니시리즈 "그것은 우리도 모른다" 라는 드라마의 각본을 썼다. 제목이 마치 "그것은 알기싫다"를 연상케 하는 것이지만, 드라마 자체는 나도 전혀 기억이 안난다. 이게 1988년의 일이다.
또, 1989년에는 "신용비어천가"라는 단막극의 각본도 쓰게 된다. 앞선 드라마는 유지수라는 가명으로 쓰고, 신용비어천가는 본명으로 쓴다. 이 때, 유시민이 수배중의 신분으로 MBC를 드나들기 위해서 뽀글이 파마를 하고 다녔다는 얘기는 지금도 우스개 소리로 돌아다니곤 한다. 참고로 이 신용비어천가는 다름 아닌 문성근의 티비 드라마 데뷔작이라고도 한다.
또 1988년에는 "창작과 비평"에 중편소설 "달" 이라는 작품을 싣기도 한다. 이 정도면 등단한 소설가 맞다.
각본에 소설 말고도 그가 언론에 기고했던 수많은 칼럼들은 유시민이 전문 글쟁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거기다가 심지어 그 글들은 꽤 훌륭한 수준이었다. 내 판단이 아니라 일반적인 판단에서 그렇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았다.
펌 - 물뚝심송
유시민.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