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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3190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론이니까요
추천 : 5
조회수 : 264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5/23 00:58:29
강남역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유에 있었던 여시와의 전쟁, 계속되는 분탕질로 인해 
여시/메갈 등이 하는 일, 그들의 주장에 더 많이 화가 나시는 거 충분히 이해하지만 
남혐에 조장에 대한 분노에 앞서서 사건의 본질을 먼저 논의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남혐에 대한 논란 이전에 여혐에 대한 불안감이 분명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지금 남성분들이 불쾌해하는 그 혐오라는 감정, 그 대상이 되어왔던 여성들의 입장에 대해 
먼저 생각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일베, 소라넷에서 보이지 않는 희롱과 폭력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공포가 
폭발한 현상이라고도 여겨지거든요. 
저만해도 그간 성적 폭력에 노출되어있다고 막연하게 느끼고만 있었지만 
공공화장실을 갈때마다 몰카를 걱정하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 부분이 있거든요. 

지하철에서 아저씨가 성기를 만지면서 날 보며 웃어도, 고속버스에서 본 아저씨도 또 그래도
여고생 시절 골목에서 마주한 세차게 움직이는 아저씨의 손을 보아도 
교수님의 짖궂은(ㅠ)농담에도, 목사님이 상담하면서 허벅지 안쪽을 주물럭거려도 
그것이 도대체 애정인지, 유혹인지, 추행인지 구분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일상화된 폭력들에 대해 
'아 그건 여성이라서 겪는 것이었구나' 하는 비참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그리고 그 결론을 내린 후에 보다 선명해진 공포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를 구해야할까. 
그것도 나의 파트너이자, 사랑이자, 스승이자, 가해자이기도 했던 남성들에게 
어떻게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말할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한 직후에 오유 베스트 게시판에서 본 글들이 
대부분 남혐을 조장하는 메갈을 공격하는 글 뿐이라는 것이 저는 조금 속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분열을 꾀하던 사람들의 원하는 바가 아닐까요. 
사건의 본질은 사건 후에 벌어진 분노가 폭발한 현장이 아니라.. 
그 전에 어떤 약자가 있었다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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