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어이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제 몸살 때문에 약을 먹고 일찍 잤는데 오늘 아침이 되니 속이 쓰리고 쑤시고 난리가 났어요.
약에 문제가 있었던건가 싶어서 일단 약은 안 먹고 위 보호제를 먹고 출근을 했습니다.
회사가서도 설사나오고 속도 여전히 아프길래 위 보호제를 하나 더 먹었고요.
그런데 일을 하다가 갑작스레 현기증이 심하게 나고 소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의식도 잠깐 잃었었나봅니다.
정신을 차리니 박스들위에 엎드리고 있는 제 자신과 옆에서 절 걱정하며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들이 들리더군요.
급한대로 휴게실에 누워 안정을 취한 뒤 탈의실로 옮겨서 좀 잤습니다.
일어나서 죽을 먹고 좀 쉬고 있는데 같이 일하시는 분이 들어오시더니 괜찮냐고 하시더군요.
괜찮다고 하니까 갑자기
"그러게 술 좀 그만마셔 ~"
".............? 예? 이건 술 때문이 아닌데요..."
"아니긴 뭘 아냐 다 알고 있어 ~"
"..................????????????????"
"지난주에 술병 났었다메 ?"
"............"
...........지난주에 술마시고 상태가 나빠져서 앓았었는데 이미 다 나은 술병이 이제와서 재발할리가요...
무려 어제 제가 술에 떡이 되었었다면 이해하겠는데.... 지난주라뇨... 너무 멀리서 놀림거릴 끌고오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술병앓았던 사람이 그 다음주에 이렇게 정신잃고 쓰러졌던 사례가 대체 어딨습니까
심지어 정신 차리자마자 왜 그러냐고 해서 어제 약먹고 잔 얘기 오늘 아침에 속 안좋았던 얘기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나 참 어렸을 때부터 위랑 장이 안좋았던 걸 증명이라도 해야하나...
몇 년 전에도 술 마신 적 한 번없이 이렇게 현기증나면서 쓰러진일이 있었는데 그건 뭔데요 대체...
입사 이후 4개월동안 술마셔도 멀쩡했다가 요번에 술병 난 걸로 이렇게 선입견이 생겨버리네요.
이젠 아프다고 할 때마다 술 얘기 지긋지긋하게 들을 것 같습니다.
앞으론 이 분들 앞아서 술의 ㅅ얘기도 안하고 술자리에서도 술 안마실건데
그래도 소문은 남아있겠죠?
몸 상태도 안좋은데 저런 얘길 들으니까 서럽고 어이없고 그렇네요.
진지하게 회사 때려칠까도 고민했습니다. 내가 뭣때문에 아픈데 술얘기를 들어야하나 싶어서요.
사람을 몇 개월을 봤는데 딱 한 번 술병난 것 때문에 모든 병의 원인을 술로 연관짓는 거... 참 알량하네요.
몸살 났을 때도 어제 일 힘들게 한 건 몰라주고 주말에 놀러갔다 온 얘기부터 나오더라구요.
나쁜 소문이란 게 정말 무섭네요 진짜
계속 이런 취급 받게 된다면 회사 때려치려고합니다.
뭐가 아쉽다고 이미지 나빠지면서까지 회사 다니고 싶진않네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