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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 신 벗고 들어가는 그곳 읽고
게시물ID : readers_279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oistes00
추천 : 0
조회수 : 3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7 20:30:07
재미있겠다 싶어 써본 시. 



산으로 해가 넘어간다.
아파트 창에
먼 붉은 빛이 푸름을 잠식하는 것이 보였다.
해는
검은 산에 붙은 성긴 가지들의 실루엣을 강조하며
숨이 넘어가듯 서서히 넘어갔다.

너는 아직 연락이 없다.

오래동안 붙박힌듯 서서 돌을 바라보았다.
흙바닥에 박힌 돌, 그림자를 길게 달앗다.
그 돌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다.
회색에 듬성듬성 숨구멍이 있다.
슉슉하고 김이라도 뿜을 것 같다.
따갑다. 거칠다.

검다
하늘엔 별빛도 없다. 달빛도 없다.
어둡고 컴컴한 밤이었다.
창에서 쏟아진 빛들이 주변을 살랐다.
아파트
15층 난간을 바라본다.
그곳의 불은 고집스레 꺼져있다.
위에서 들이치고 아래에서 밀어친 희미한 빛이
어둠 속 난간의 앙상한 뼈대를 드러냈다.
희미한 웃음소리
희미한 욕설
그 침묵한, 그 앙상한 난간 사이로
한 마디도 걸리지 않고 흘러갔다.

너는 맨발이었다.
시멘트 바닥에
배를 대고 앞으로 누운채
얼굴을 보이지는 않았다.
바닥이 추울텐데

사람들은 흰 천을 덮어주고
흰선으로 네가 누웠던 자리를 바닥에 그어주었다.

해가 오른다.
질 때처럼
붉게
눈에 고인 눈물처럼
말간 자국이 산등성이 위로 얹혀졌다.

흙에 박힌 그 돌은 망부석을 떠올리게 했다.
그 자리에 봇박혀 돌이 되어버렸다는

제각각 생긴 돌들이 그림자를 달았다.

독신녀라고 너를 모욕한 뉴스를 생각한다.

손바닥 모양의 돌에 다시 평평한 돌하나를 얹었다.
15층에서 미지의 나라로 떠난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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