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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가이드 리뷰 : 칼과 메스로 기본을 말하다.
게시물ID : drama_534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4
조회수 : 133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08 12: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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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화와 드라마를 리뷰하는 검은날개입니다.

오늘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SBS에서 방영을 진행했던 히트작, <낭만닥터 김사부>를 가지고 왔습니다.



몰랐는데 한석규씨가 연기대상을 탔던 작품이더라고요?




원래는 2월 중순에 모두 봤는데, 개인적인 일과 기타 다른 작품들에 대한 리뷰로 조금 늦어졌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위의 사진에도 나와있 듯

"무슨 일이 있어도 의사는 사람을 살린다."

라는 것이 이 드라마의 주제이자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잇는 주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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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팬들은 많이 뭐라하실 것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도깨비>보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더 좋은 소재와 시나리오, 

그리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술 장면' 에서의 오버가 눈에 거슬린다는 말을 평민이 저도 많이 듣긴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보면 의학드라마 역시 딱히 할말은 없어 보이는데.. 음....




어떤 분이 제가 쓴 글에 댓글로 남겨주셨는데

<도깨비>작가는 개연성보다는 주인공의 꽃버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지라 

개연성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뒤 연관관계를 생각하며 콘텐츠를 관람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 드라마라도 언급해주신 적이 있더라고요.




말하다보니 논리가 뒤죽박죽이네요

죄송합니다;;



음.. 그런데, 단점 이야기가 나와서 꺼낸 것인데<도깨비>와 <낭만닥터 김사부> 모두 똑같은 오류를 범했습니다.

많은 드라마가 공간의 제약과 제작비의 압박으로 이러한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런 면에서 <하얀거탑>은 정말 잘 만든 드라마라 생각됩니다.)


이 오류는 바로 상황의 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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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의 경우에는 

강원도 구석에 있는 돌담병원에서 일어나는 

응급진료, 복수, 정치, 그리고 오해와 편견을 해소한다는 중심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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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의 경우에는

죽지 못하는 도깨비와 환생한 도깨비 신부, 

그리고 도깨비의 과거와 얽힌 인물들의 용서와 사랑, 그리고 음모와 액션 등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이고요.






그런데 이 중심주제로 인해서 엄청난 실수를 만듭니다.


그게 위에서 말씀드린 상황의 반복성입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응급실과 응급상황이라는 제한된 장소와 주제로 인해 

드라마의 처음부터 끝까지 응급환자가 생기는 것,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매번 로케이션을 떠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런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애, 정치,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과 상황을 가진 응급상황을 보여줌으로서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가령 예를 들면 사스 에피소드, 음주운전에 의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에피소드 등





특히 과거 한국 사회에서 물의를 저질렀던 내용들을 차용하여 

극의 긴장감이나 공감대를 많이 높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또 응급환자야?"

라는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은 확연한 사실입니다.





<도깨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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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탁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쌍해지며 울기만 하고

도깨비는 운명 때문에 은탁이를 버려두려하지만 계속 다가가려고 하고

거기에 도깨비의 동생과 저승사자의 사랑을 몇 cm 를 남기고 답답하게

저기.. 저기..

하면서 앞으로 나가질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을 "쫄깃하다. 애절하다." 라 평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시청자로서 저는 

"저러는 것도 한 두번이지. 차라리 다른 상황을 부여하던가, 언제까지 똑같은 레파토리로 돌고 도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레파토리'는 식상함입니다.

같은 상황이 무한 반복되는 것을 보니, 초반에 가지고 있던 공감은 날아가버리고 식상함과 답답함만 남더군요.

특히 PPL 때문에 장소도 한정적이라 대사만 다른 똑같은 상황이 계속 연출됨이 보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드라마 역시 어떤 이유를 만들어내면 이해는 가능합니다.

<도깨비>는 '운명의 수레, 딜레마' 를 들 수 있고

<낭만닥터 김사부>는 '원래 응급실은 그런 곳이다' 라는 걸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일할 때 K대학병원 응급실 의사선생님이 계산을 하러 온 적이 있는데

혼잣말로 "오늘은 왜 이리 힘들죠?"

라고 중얼거린 적이 있습니다.

그냥 대뜸 갑자기 그리 말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자신의 상황에 공감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응급실 내에는 그런 걸 신경쓸 겨를도 없으니 잠시 나온 편의점 알바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었던 건 아닌가? 

그러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제가 바라본 <낭만닥터 김사부>는 <도깨비>처럼 이러한 단점을 가진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이드리뷰를 쓰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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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과 메스

2. 진짜 기본에 충실한 것이 무엇인가?




사실 이 두 가지는 드라마를 보다보면 결국 하나로 묶입니다.

칼과 메스는 상징성이고

진짜 기본에 충실한 것이 무엇인가는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결국 <낭만닥터 김사부>는 

"진짜 기본에 충실한 것이 무엇인가?" 라는 주제를 

"메스 -> 칼"이라는 대사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그 상징을 말하는 인물을 주인공 강동주(=유연석)로 그리고 있습니다.






1. 칼과 메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처음 머릿속에 딱 꽂힌 것이 있습니다.

그건 극중 김사부(=한석규)가 수술실에서 하는 대사 였습니다.

"칼"

흔히 수술방에서는 "메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낭만닥터 김사부> 속 '김사부' 제가 기억하기로는 "메스" 라 말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칼"이라고 말한 걸로 기억합니다.

만일 "메스"라 말했다면, 돌담병원이 아닌 본원 수술장면에서 "메스"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 기억엔 "메스"는 없습니다.




07화, 낫을 들고 복수하러 온 검은 정장 씬에서도 "칼"이라 말합니다.

10화,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 소녀의 수술장면에서도 "칼"이라 말합니다.

16화, 본원 의사들이 참관하는 중요한 수술장면에서도 "칼"이라 말합니다.




김사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술용 칼을 의미하는 "메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칼"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맞습니다.



기본




이 단어는 제가 말씀드리는 두 번째 주제.







2. 진짜 기본에 충실한 것이 무엇인가?





와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관성은 강동주(=유연석)이란 인물을 통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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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초에 나오는 부분이라 스포일러를 하겠습니다.



어차피 01화 10분만 봐도 그게 누군지 딱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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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주는 김사부가 과거 어린시절 

자신에게 삶의 지침을 이야기해 주고 이를 계기로 의사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이라는 걸 

'돌담병원'의 '김사부'임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김사부의 밑에서 그의 가르침을 받길 원하죠.





하지만, 강동주는 끊임없이 

본원 원장과 자기 안에 있는 의심을 통해 '김사부'라는 사람을 존경하지만 100% 신뢰하지는 못합니다.


그런 상황을 

스스로, 그리고 주변인물을 통해 극복해 나가면서 자신이 동경하고 닮고 싶어하는 제 2의 김사부로 성장

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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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극 중 강동주는 01화부터 후반기까지 수술 전 환자의 배를 가르기 전에 "메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마지막에서는 "칼" 이라고 말하면서 본인이 진짜 기본에 충실한 의사가 됩니다.




여기서 의사가 그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은 외과 부장의 친애하는 후배도 아니고, 
 원장의 줄을 잡아 탄탄대로를 걷는 사람도 아니고, 
 강동주 역시 아니다.
 나는 단지 의사이며, 의사는 사람이 죽지 않게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오로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사람.
 의사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또한 외과, 내과, 응급 이런 것이 나의 정체성이 아니라 그냥 사람 살리는 사람. 그게 의사로서의 기본이다."




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와 같은 깨달음을 드라마 마지막에 강동주(=유연석)이 드라마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수술 시작 전 "칼"이라는 대사를 말함으로서

병원 안에서는 "의사"라는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을 지켜나가는 인물로 성장했다는 걸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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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돌담병원으로 간 뒤로 강동주는 '어머님과의 통화' 가 점점 길어집니다.

본원에서, 돌담병원에 갔을 초기에 통화를 거부하던 그가

이야기가 지나가면서 점차 어머니를 모시고 

또 어머니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변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러한 주제는, 방영 시작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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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간과 같은 사건을 비판하는 

촉매제 역할까지 함으로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물론 대본은 그 전부터 작성됐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 나라 모든 고위 공직자들이 본인의 역할에 충실히 있는 사람을 보긴 드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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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우리들 역시 회사에서 때론 정치에 휘말려 희생양이 되거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줄을 잡으려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뜻하지 않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대통령이 가져야 할 기본 자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죠.






제가 이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올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낭만닥터 김사부> 01화~03화의 내용 때문입니다.





01화에서는 강동주가 김사부 및 다른 직원들에게 이러한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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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다. 
 나는 나의 전공을 뽐낼 수 있는 본원으로 돌아가겠다. 혹은 다른 병원으로 가겠다."







하지만 03화에서 

김사부가 자신이 사랑한 여인을 수술하는 장면을 본 강동주가 수술 후, 김사부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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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정체가 무엇이냐? 주종목이 무엇이냐? GS냐? 혈관 쪽이냐? 카지노 죽돌이냐?"








그러자 김사부가 말합니다.






"사람 살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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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의사라는 사람은 내가 어느 과에 있는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떤 것을 전공으로 했는지

그리고 그 직업이 내게 맞는지 안 맞는지

그런 걸 생각하는 직업이 아니라 

오로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정체성이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체성을 의료목적을 위해 쓰는 "메스"라는 이름이 아닌, 

날카롭게 잘 만들어진 어떤 것을 베고 자르는 것을 지칭하는 "칼"이라는 대명사를 사용함으로서 표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스는 칼. 즉 나이프의 하위 개념입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내가 회사원이든, 소방관이든, 경찰이든, 의사든. 뭐든

그 사람을 위험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 하위 개념에 의사가 있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이걸, 강동주(=유연석)이라는 인물의 성장을 통해 

시청자가 함께 깨달아 나가고 더 나아가 


1. 국정농단 

2. 기존에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사건, 사고 

3. 인식을 뒤집는 에피소드를 통해



"기본"



이라는 주제를 말하는 드라마가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기본"은 이 드라마에선 "낭만"이라는 단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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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사부가 원장의 아들인 도인범(=양세종)에게 계속해서


"너는 누구냐? 원장의 아들이냐? 아니면 의사냐?"


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윤서정(=서현진)이 김사부의 곁에 계속 남아 배움을 가지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낭만, 열정을 가진 사람은 현 시대에서 '판타지'속에나 있을 법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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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는 

'나 다운 것', '나의 정체성', '딜레마 속에서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 

이러한 생각 속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나를 찾아가는 행위인지를 말해주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캐릭터가 수술 장면에서 "메스"라 부르는지 "칼"이라 부르는지를 찾아보고

대사와 상황을 통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아가며 드라마를 시청한다면

한층 더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럼 여기서 리뷰 줄이겠습니다.





[과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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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9)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가이드 리뷰 : 공감과 비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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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가이드리뷰 2 : 스탠리큐브릭이 왜 이딴걸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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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가이드리뷰 : 너는 폭력을 어떻게 생각해? (강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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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가이드 리뷰 : 음식으로 주제를 말하다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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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가이드 리뷰 : 궁예질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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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 도쿄스토리 1화를 보고] 심야식당은 리메이크가 어려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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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가이드 리뷰 1 : 타키와 미츠하는 일본인이다.(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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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가이드 리뷰 2 : '무스비'와 김춘수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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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너와 함께 봤다면 더 좋았을 영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16421
[스포 없는 긴 글 가이드라인] 당신이 놓친 <아수라>장 (단점편)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16241
[스포 있는 긴 글 가이드라인] 당신이 놓친 <아수라>장 (장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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