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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게시물ID : humorstory_2095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39
조회수 : 346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0/12/23 02:50:25
나는 변비가 심각하게 심하다. 얼마나 심각하게 심하냐면 먹는 것은 진짜 엄청나게 많은데, 어쩔 때는 일주일까지도 배출이 안될 때가 있다. 분명 머리꼭대기까지 응가가 찬 기분인데, 귀를 파면 귀지대신 응가가 나올 것만 같은데. 아무리 화장실에가서 힘을줘도 비빔밥 위에 챔기름 떨어뜨리 듯, 두 방울 정도....가 최대량이다. 이 만성변비는 어릴때부터 심했다. 고등학교때는 카라멜 스타일의 씹어먹는 변비약을 먹었었는데, 그게 얼마나 맛있던지 하루 정량이 2알임에도 10알을 다 씹어먹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숨만 쉬어도, 꽉 찬 새 치약에 손가락을 대듯 흘러나왔드랬다. 하지만 이보다 더 오래된 나의 변비. 내가 최초로 기억하는 변비의 기억은 7살때다. 내가 일곱살때, 나는 그때 드디어 스스로 변기에 볼 일을 볼 수 있었지. 굉장히 빠른 변기습득에 동네에선 끙아영재라는 별명이 생기진 않았어. 어느 날이었어. 그래. 바로 그날. 그날 유난히 햇빛이 화창하더라고. 오랜만에 끙아가 땡긴 나는 화장실로 뛰어갔어. 나는 그때만해도 옛날 한옥집에 살고 있었는데, 변기는 대문 밖에 있는 푸세식이었어. 나무판자로 되어있고, 한번 갔다나오면 끙아향 바디샴푸로 샤워를 한듯한 냄새를 풍기는 그곳. 하지만 내게 그곳은 일주일에 한번만 허락되는 신성한 공간이었어. 기쁜 마음으로 칙간에 뛰어들어갔어. (아 이건 여담인데, 아빠 어릴적 동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화장실에서 응가하시다 칙간에다 애기를 낳으셨대. 그래서 그때 태어난 아기 이름 "김칙간") 끄으으으으응아! 끄으으으응아....!! 참 이상했지. 그날따라 삼십분 넘게 끙아song을 불러도 나오지 않는거야. 문밖에선 엄마의 "밥먹어라"는 1차 호출이 들려왔습니다. 나는 초조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어떡하지. 어떡하지. 32비트의 심장박동이 항문주위를 더욱 강하게 옥죄어옵니다. "너 빨리 안나올래"라는 2차 경고가 들려옵니다. 나는 그냥 중간에 끊고 나가고 싶었어. 하지만 때는 늦었지. 중간에 걸렸거든. 정확히 반. 아주 공평하게 나의 대장과 칙간은 정확히 항문을 경계로 끙아를 반띵하고 있었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말이야. 세상에 공평, 평등이란 단어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면 바로 그 순간이었지. 마음이 약한 나는 어느 한 쪽의 편도 들어줄 수 없었어. 그렇다고 7살 어린나이의 내겐 무자르듯 싹둑 자를 수 있는 항문의 힘도 없었지. 그때 자르려고 자르려고 안간힘을 써도 안됐어. 문득 든 생각이 항문에 톱니바퀴를 달고싶다....... 잠깐 나의 꿈이 미스코리아에서 과학자로 바뀌는 순간이었지. 그때였어. 화가 난 엄마는 화장실문을 쿠아아아앙하고 잡아당기셨고, 오로지 끈으로만 고정되어있는 잠금장치는 순식간에 떨어져나갔어. "너 화장실에서 뭐해! 빨리 안나와? 혼날래?" 라며 엄마는 팬티도 채 입지못한 나를 끌고 집으로 들어가셨어. 그래 생각해보면 우리엄마가 현명하셨던거야 만약 그때 팬티를 입었더라면......... 엉덩이 몽고반점이 고유의 푸른빛을 잃었을 테니까. 결론 : 응가 잘하는 것도 복이다. 지지리도 박복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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