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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k ㅠㅠ 세자매 한번만 읽어주세요
게시물ID : humordata_1320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트10.1
추천 : 2
조회수 : 84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2/21 23:07:50

경기 고양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 단칸방에서 영양실조 상태의 세 자매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습니다. 믿기 힘들었습니다. 외국 뉴스에나 나올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23만 원짜리 작은 단칸방에서 세 자매는 2년 넘게 사실상 버려진 상태로 살고 있었습니다.

방의 한 구석에 놓인 전기밥솥으로 아이들은 밥과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요금을 못내 도시가스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반찬은 고추장, 딱 하나였습니다. 발견 당시 18살 둘째는 잦은 발작과 뼈에 심각한 염증이 있었고, 허리 디스크 증세도 보였습니다. 15살 막내는 대퇴부 골절로 제대로 거동조차 못해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1년 정도는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하지요.


이혼한 친아버지는 지난 2009년 아이들 곁을 떠났습니다. 동거하던 내연녀에게 아이들을 맡겼지요. 지방에서 일을 하며 매달 80만원을 내연녀에게 보내 아이들을 관리하게 했지만, 내연녀는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만 아이들에게 송금했습니다. 대신 방에 인터넷 전화기를 설치해놓고 가끔 통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삭제되지 않은 것 중에는 욕설이 가득 담긴 문자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둘째 머리 좀 깎아라’는 지시에 집에서 혼자 가위로 자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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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원, 쌀만 사기에도 부족한 금액이었기에 월세는 7달이나 밀린 상태였습니다. 간질을 앓는 둘째와 셋째는 자주 발작을 일으켰지만 병원 갈 돈이 없었습니다. 주변에 그 누구도 없었기에 기초생활수급 신청조차 할 수 없었지요. 세 자매의 세상에는 가끔 전화로 지시를 하고 욕을 하는 내연녀와 얼굴을 볼 수 없는 아버지밖에 없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첫째는 그래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이름으로 날아오는 우편물 봉투와 길거리에 쌓인 폐지를 공책 삼아 둘째와 셋째를 가르쳤습니다. 불도 난방도 되지 않는 그 좁은 방에서 첫째와 둘째는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막내는 중학교 검정고시에 통과했습니다. 아이들 상담원과 사건을 조사한 경찰 모두 놀란 부분입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첫째가 일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세 자매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만 18세 이전에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 첫째는 19살이 된 올해, 인근 인쇄공장으로 일을 찾으러 갔습니다. 공장주 남편은 목사였는데 아이의 상태가 이상하자 집까지 따라갔고 처참한 광경을 목격해 신고하게 된 것이지요.

처음에는 친아버지와 내연녀 모두 세 자매를 방치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매달 돈을 보내 내연녀를 통해 관리했다”고 주장했고, 내연녀도 “방치한 적 없다. 전화하고 관리했다”고 진술했답니다. 2년 넘게 집 한 번 찾아온 적이 없었는데도 말이지요. 결국 추궁 끝에 방치한 혐의를 스스로 인정했는데 경찰은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친아버지와 내연녀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다행히, 정말 다행히 시에서 전세임대주택과 진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입원한 둘째와 셋째 병원비도 아동보호기관에서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해 매달 103만 원 정도를 받게 되겠지만, 한창 공부할 나이인 둘째, 셋째와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첫째에게는 너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뉴스가 나간 뒤 많은 분들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는 어머니도 있었고, 캐나다에 사신다는 교민도 있었습니다. 늘 어둡고 차갑기만 했던 세상에 밝고 따뜻한 것도 있다는 걸 세 자매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후원계좌)
고양시 사회복지협의회
신한은행 140-008-657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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