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변.......기막힌 이야기
게시물ID : poop_13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성2
추천 : 20
조회수 : 2302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9/01 16:37:46
옵션
  • 창작글
어제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이 구역의 아재는 나야!" 라고 영역표시를 하듯 우리는 서로를 견제하며 미친듯한 아재 개그를
남발했다. 그래서인지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아재 개그 때문인지 손님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술집에는 아재를 능가하는
아니 제압하는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아주머니 세 분만이 남아 한쪽에서 술을 들고 계셨다.
 
술이 어느 정도 취했을 때 한 녀석의 얼굴이 점점 썩어가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난 사람의 관상을 볼 줄은 모르지만, 내가 프로 똥쟁이라 그런지
똥 마려운 사람의 얼굴을 읽는 능력은 있다.
 
"이 놈은 지금 급 똥이다.. 하지만 이 술집 남자 화장실에는 애석하게도 좌변기가 없어 참고 있는 거다. 하지만 곧 종착역에 도착하는 KTX
기차처럼 녀석의 똥도 조만간 괄약근을 잠시 스쳐 지나쳐 갈 테지.."
 
결국, 녀석은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굳은 결의가 담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르바이트 학생과 뭔가 대화를 나눈 뒤 미안하다는 제스추어를
몇 번 취하고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저 새끼 똥 싼다.. 크크크킄.."
 
친구 중 한 녀석이 똥 싸는 게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손가락질하고 웃으며 말했다. 같은 생활 배변인으로서 그 모습을 참을 수 없었다.
 
"야.. 이 새끼야.. 똥 싸는 게 뭐가 어때서? 너는 똥 안 싸냐? 급하면 여자 화장실에서 쌀 수도 있는 거야! 양해도 구했잖아!"
 
나의 분뇨에 찬 일갈에 웃던 친구 녀석들은 웃음을 멈추고 친구의 고통을 즐기던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했다.
화장실에 들어간 녀석은 엉덩이에 유전이 터졌는지 들어간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 참의 시간이 흘러도
나오지 않는 녀석이 우리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혹시 너무 힘주다가 실핏줄이 터졌나.. 아니면 똥 싸다 잠들었나 각종 추측을 했다.
결국 똥 싼다고 가장 먼저 놀렸던 녀석이 화장실에 갇힌 그 녀석에게 전화했다.
 
"뭐해? 똥을 만들어 싸냐?"
 
"아.. 아니.. 이게.. 아.. 시발.. 심각한 문제가 생겼어.."
 
"뭔데? 설마 옷에다 했냐?"
 
"아니 그게 변기가 막혔어... 근데 변기를 뚫는 도구도 없고.. 미치겠네.."
 
역시 녀석은 학창시절부터 능글능글해서 능구렁이라 불렸는데, 녀석의 정체가 뱃속에 구렁이를 품고 사는 녀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긴 뭐.. 누구나 뱃속에 구렁이 한 마리씩은 품고 사는 거니까..
두 녀석이 통화하고 있을 때 저쪽 자리에서 술을 드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허리춤을 올리며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계셨다.
우리는 잠시 고민했다. 아주머니께 "제 친구가 지금 똥 싸고 있어요!" 라며 막아야 하나.. 아니면 아주머니께 지금 들어가시면 예상치 못한 봉변
당하십니다!! 라고 말씀드려야 하나..
하지만 우린 그냥 아주머니를 지켜봤다. 아주머니께서는 노크를 한 번 하시더니 '이상하다 이 술집에 여자는 없는데..' 하는 듯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우리 쪽을 한 번 힐끔 바라보시고 자리로 돌아갔다. 분명 저 아주머니는 앞으로 5분 안에 다시 화장실로 가실 텐데 그 전에
우리는 녀석을 구출해내야만 했다.
 
한 녀석은 변기 뚫는 도구를 사 오겠다고 밖으로 나갔고, 다른 한 녀석은 인터넷으로 뚫어 뻥이 없을 때 변기 뚫는 방법을 검색했다.
그리고 나는 전문가로서 냉철한 상황파악을 위해 현장의 상황을 보고 싶어 녀석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하지만 녀석은 받지 않았다.
잠시 후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미친 새끼야.. 왜 영상 통화하고 지랄이야!!"
 
"내가 이 방면으로 전문가야.. 영상통화하기가 그렇다면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내 봐.."
 
지난 2년간 사용한 내 핸드폰 역사상 가장 더럽고 처참한 사진이 전송됐다. 변기를 해체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도대체 저 녀석은 뭐를
처 먹었길래.. 저렇게 크고 웅장하게 변기 주위에 만리장성을 쌓았는가...
 
뚫어 뻥을 산다고 나갔던 녀석은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때 인터넷으로 검색하던 녀석이 코난, 김전일이 범인을 발견했을 때 표정을
지으며 당당히 말했다.
 
"내가 검색해봤는데 샴푸나 린스를 뿌리고 변기를 내리면 잘 내려간대!!"
 
우리는 급하게 편의점에서 여행용 샴푸와 린스를 산 뒤 화장실에 갇혀있는 녀석에게 전달했다. 화장실 안의 녀석의 표정은 이미 변아일체..
초록은 똥색.. 아니 동색처럼 얼굴색이 이미 똥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안 내려가.. "
 
좌절감이 느껴지는 녀석의 문자가 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손을 뜨던가..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소중한 친구의 손을 더럽힐 수는 없었다.
 
"야! 랩으로 변기를 감은 뒤 물을 내리면 압력 때문에 내려간다는데!!!"  계속해서 혼자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던 녀석이 다시 한 번
검색을 해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편의점에서 랩을 산 뒤 녀석에게 건넸다. 화장실 안에 있던 웬 거대한 똥이 랩을 건네받았다. 이미 녀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화장실에서 거대한 똥에서 점점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는 녀석이 나왔다. 녀석의 몸은 땀인지 똥물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로 특히 등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아.. 죽는 줄 알았네..."
 
그리고 녀석이 화장실에서 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아주머니의 절규가 술집을 가득 채웠다.
 
"아우.. 냄새.. 무슨 똥 냄새가 이렇게 지독해!!"
 
우린 고개 숙이고 조용히 술을 마셨다. 그리고 샴푸는 머리 감을 때나 쓰는 거고 변기 뚫을 때는 랩이라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출처 아.. 더러워..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