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남자친구한테 화장 못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실제로도 화장을 잘 못해요. 베이스는 뜨고, 색조는 번지거든요.
데이트 할 때 남자친구는 저한테 화장해서 못생겼다~ 이런식으로 장난삼아 얘기하곤 했는데,
제가 오늘 이력서에 붙일 증명사진 찍으려고 정말 공들여서 화장을 했어요.
그리고 번화가에서 혼자 자신감 폭풍 업! 된 상태로 사진 찍고, 잘 쏘다니다 집에 들어와서 남자친구한테 카톡을 날렸죠. -나: 나 오늘 진짜 예뻤는데, 너한테 보여주고 싶다. 살면서 한 번은 보여줄 수 있겠지? -남자친구: 이번 주말에 보여주면 되지~
그러다 오늘 있던 기분 좋은 일들을 얘기하게 됐어요.
길에서 담배 피려고 꺼내신 분이 저를 쓰윽 쳐다보시고 제가 지나가는 동안 손으로 담뱃불을 가려주신거,
좁은 길 지나가는데 남성분이랑 제가 서로 비켜주려고 하다가 자꾸 맞닥뜨린거 등..
원래 처음엔 제가 엄청 들떠서 나 오늘 진짜 예뻐서 그랬나봐!! 하면서 얘기를 시작했는데.. 남자친구의 반응이 "도끼병 고쳐 ㅇㅇ아", "길빵이랑 화장이랑은 진짜 상관 없다." 이런 식 이여서 자신감이 하락했어요. 그래서 나중가서는 화장해서 사람들 대우가 달랐던것 같다고 얘기했죠.
근데도 남자친구 반응은 차가웠어요. 음식점, 백화점 같은 곳에서나 그럴거라고.
그냥 혼자서 별것도 아닌일에 들뜬 사람이 된 느낌에.. 쪽팔리기도 하고 기분 좋아서 얘기하는데 저렇게 냉정한 반응만 보이는 남자친구가 이해도 안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