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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때 볼 글
게시물ID : gomin_1320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lkY
추천 : 1
조회수 : 3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1/15 22:14:17
언젠가의 나에게. 힘내라고
그리고 지금 힘들고 아프거나 지쳤다거나 괴롭고 외로운 모든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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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울이라는 녀석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는지 나타나요.
통제가 좀처럼 안돼죠. 기분좋고 즐겁다가도 이녀석이 등에 타버리면
마치 비극적인 영화의 주인공 처럼 슬퍼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은 나야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마음속 어디엔가 상주하고 있는 이녀석은 늘 저랑 싸웁니다. 저의 생각엔 전 이녀석과 매번 바둑을 두는 것 같아요.
대국이라고도 하죠? 제가 흰돌이고 이녀석이 검은돌이에요. 바둑판에 흰돌이 많다면 제가 이기고 있다는 뜻이고
제가 이기고 있다는 뜻은 무엇을 하든 즐겁고 얼굴빛도 밝으며 마냥 행복한 상태에요. 하지만 바둑판에 검은돌이 많다면
이건 제가 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내게 찾아오는 것들은 무기력, 슬픔, 외로움... 이런 것들이에요. 이런 감정들은
사람들의 수명을 갉아먹어요. 이러면 오래 못살거에요 아마. 그래서 저는 이녀석을 이길려고 대책을 세워봤어요. 바둑에서 이길려면
자기 돌이 많아야 되잖아요? 그럼 흰돌을 많게끔 하는거에요. 흰돌은 모든 긍정적인 것들이에요. 이성친구를 사귄다던지 취직을 해서 
돈을 많이 번다던지... 하지만 이런 거창한 것들을 이룰 수 있다면 왜 그녀석한테 지겠어요. 정말로 필요한 건 사소한 것들이이에요.
조용한 도서관에 찾아가서 내가 읽고 싶은 책 읽기, 야심한 밤 심야영화 보러 가기, 직접 장봐서 요리해보기, 취하지 않을 정도까지만 술마시기
비오는날 우산쓰고 마냥 걷기, 새해 일출보기, 추운 겨울날 따뜻한 이불속에서 귤까먹기...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 거에요. 제일 중요한건 자기
마음먹기에 달려있지만요. 기사가 바둑안두고 딴 생각하면 안 돼잖아요. 지면 끝이니깐요. 자신을 믿어야 해요.

2
'나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 같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지쳐 쓰러질 때 까지 한번 뛰어보는걸 추천드려요. 어디서 뛰는 상관 없어요. 학교 운동장이나 동네한바퀴나. 
한계에 도달할 때 까지. 정말 더 이상 못 뛰겠다, 그때까지 뛰었다면 그냥 냅다 바닥에 쓰러져봐요.
그리고 왼쪽 가슴에 손을 살짝 얹어봐요. 느껴질 거에요 아마.
쿵쿵쿵쿵쿵쿵
뛰었으니깐 얘도 같이 뛰는거에요. 이 힘찬 펌프질은 당신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되었어요.
왼쪽 가슴에 얹은 손은 계속 위로 갔다가 아래로 갔다가 할거에요. 그정도로 격렬하게 일하고 있다는거죠. 웬만큼 해서는 안돼거든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 이 격렬한 펌프질은 조금 누그러질거에요. 이녀석이 얼마나 바쁜지 아시겠어요? 
저는 평소에 오른쪽 가슴보다 왼쪽 가슴이 살짝 무거운 느낌을 받아요. 오른쪽에는 왼쪽만한 책임감을 지닌 녀석이 없거든요.
가만히 있다보면 늘 북소리가 들려옵니다. 생명의 북소리. 들리지는 않지만 느껴져요. 
아마 당신을 당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려고 이녀석의 펌프질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또 만약에... 당신이 아프다고 하면, 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난리가 아닐거에요 아마. 과학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아프다고 하면 아픔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죠. 병균이 침입했다고 하면 당신의 몸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집될거에요.
그리고 몸속에서의 모든 이들이 당신을 지키기 위해 작전을 세우고 균을 죽이기 위해 특수부대가 투입될거에요. 그 특수부대는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무수히 많겠죠. 어디에 부딪혀서 피를 흘려도 마찬가지로, 마치 축구선수가 다치면 팀닥터들이 필드로 냅다 달리는 것처럼
피를 멎게할려고 많은 녀석들이 올거에요.
  이래도 안 소중한 것 같아요? 소중하다니깐요. 세상은 여러분이 존재함으로써 존재하는거에요. 게임오버로 주인공이 죽으면 그 가상세계는
존재할 가치가 있을까요? 없어요. 마리오가 죽으면 쿠파도 없는거에요. 당신이 한 배의 선장이고 한 비행기의 기장이며 한 무리의 우두머리이면서 
한 팀의 감독이면서 한 영화의 주인공이에요. 늘 그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3
사랑
이 말은 단순히 이성간의 관계에만 쓰이는 말이 아니에요.
국어 사전에 '[명사]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이렇게 쓰여있어요. 근데 왜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단어에 한계점을 찍어둘까요.
전에 어느 한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인데요 사랑 애(愛) 자는 목메일 기와 마음 심 뒤저올 치로 이루어진 글자래요.
남녀간의 사랑을 말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을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 이라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되었다고 해요.
그 유래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 모든 것이 사랑인 것 같아요.
김노인이 집 마당에 있는 바둑이를 몹시 아끼는 것도 사랑
천문학자인 이교수가 밤하늘에 걸려있는 가까운듯하면서 먼 별들을 보며 두근거리는 것도 사랑
남극의 아델리 수컷 펭귄이 암컷 펭귄한테 돌멩이를 주며 수줍게 프로포즈 하는 것도 사랑
카레이서 박씨가 자기와 함께하는 붕붕카를 믿는것도 사랑
여고생 정양이 tv에 나오는 좋아하는 아이돌가수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도 사랑
제가 겨울철에 찜기에서 갓 나온 촉촉한 호빵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것도 사랑
모든게 사랑이에요. 그러니 모두 사랑해요. 사랑합시다.

4.
힘들지
괜찮은 척도 하지말고
힘내려고도 하지마
다 아니깐
그냥 같이 있어줄게. 옆에서.
좋아질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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