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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무서워서 몰랐다.
게시물ID : military_65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반웅카파
추천 : 3
조회수 : 3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11 03:14:55
일병때였었다.
뭐때문에 외박을 나갔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않는다.
친한 동기와 둘이서 나가는거라서  
며칠전부터 기대하고 뭐할지 계획도짜고 그랬었다.

한참 동기와 던파에 빠져있을때라서 나가자마자 피씨방에
가려고 길을 나섰다.
흡연자인 동기가 구석전봇대옆에서 담배한대핀다고 갔다.
한겨울이었는데 난 손이 너무 시려서 양손을 바지주머니에 넣고 몸을 웅크리고 동기의 흡연이 끝나길 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 우린 피씨방에가서 재밌게놀고 맛난것도 먹고
복귀하였는데 복귀하고 소대분위기가 심상치않았다.
소대원이 이유를 말해줬는데

'단장(원스타)이 시내에서 차를 타고가다가 병사 둘을 봤는데 
그중하나는 전봇대에 기대어 담배를 피고있었고 다른 하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만하게 서있었으니 그둘을 찾아서 책임추긍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던것이다.'

나와 동기는 너무당황했다.
소속이 헌병대여서 뒷날바로 헌병대대로 끌려갔다.
주임원사가 우릴 보자마자 쌍욕을 했다.
그 둘이 우리인지 정확히 확인도하지않은채로.
그날외박자가 10명정도인데 행선지를 대충보니
용의자가 우리둘뿐이었다.단장이 우릴 본것이다.
난 말했다 주머니에 손은 너무추워서 넣고있었고 
이게 불군기행위인지는 몰랐다. 내가 뭘잘못한건지
잘모르겠다고 하였고 나와 내동기는 부인하였다.

그렇게 주임원사의 갈굼이 끝나고 난 이틀뒤바르 휴가를 나갔는데 소대에 있던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격앙된 소리로 울먹이면서 말했다.
'단주임원사가 전화가 왔는데 좋은말로할때 잘못했다고 자수하면 청소 몇일로 끝내준다고했다.'

난 어이가없었다. 그래서 동기에게 우리가했다고 하자고 말했고 우린 그렇게 처벌을 기다리며 며칠을 벌벌 떨고 지냈다.

근데 불행중 다행인건지 다른대대에 사고가 터져서 우리일은
자연스럽게 묻혔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걱정을했는지 살까지 빠졌었다.

그땐 계급도 계급이고 우리비행단에서 가장높은 단장이 우릴 지목 해서 우리가 무슨 큰죄를 진거마냥 너무 무서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거아닌데
가장 젊고 중요한 시기에 나라를 지키러 입대를하고
그시절에 단한줄기 빛이었던 외박때까지
군인이란이유로 억압받아야했었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단 이유로
왜 모든간부들에게 우리는 죄인취급받아야했었나.

그때는 너무 무서워 몰랐다.

간부들은 일과가 끝나면 가족들과 밥도먹을수있고
휴대폰도 갖고놀고 하고싶은것도 맘대로 하고..
같은 군인인데 병사들에겐 왜그런자유조차 주어지지않는가

왜 라디오도 못듣게하였고 식당엔 젓가락도 없었으며
휴가때도 마음놓고 길거릴 다닐수없었을까
출처 08년 나의 군생활중 유달리 추웠던 어느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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