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독립출판이라는 게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독립영화를 말할 때 쓰는 독립의 뉘앙스와 비슷합니다.
보통은 뭔가 출판하려면 출판사와 계약을 하죠.
개인이 인쇄, 홍보, 유통을 감당해 낼 수 없으니까.
그래서 결국 출판이라는 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기 마련입니다.
많이 팔리지 못할 책은 시장에 나올 수 없습니다.
작가는 자꾸만 그런 것들을 의식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두죠.
독립출판은 자본에서 독립해 창작자가 자신의 의도대로 표출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상당히 많은 독립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꽤 장수하는 독립잡지도 있고, 화제가 돼서 기사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잉여라고 조소하는 ‘월간 잉여’라는 잡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죠.
그리고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을 패러디해 주목을 받은 문학과죄송사는 벌써 두 번째 시집을 냈습니다.
이미 전국에 이런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소형 셀렉트북샵이나 카페가 여럿 있습니다.
서울만 해도 유어마인드, 더북소사이어티, 스토리지북앤필름, 헬로인디북스 등 찾으면 많이 나옵니다.
매년 독립출판물 전시회같은 행사가 여기저기서 열리죠.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홍대에서는 제 3회 ‘퍼블리셔스 테이블’이 있습니다.
사실 저도 작년에 독립출판을 해 봤습니다.
고등학생인 저는 갑자기 병신같은 생각이 들어버렸어요.
병맛이 넘치는 고퀄 인쇄물을 만들어서 학교에 뿌리고 싶었던 겁니다.
그 발상은 야자시간마다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서 도저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이상한 잡지를 주웠습니다.
그 조그만 잡지 제목은 월간 교통체증입니다.
표지는 교통체증과는 쥐뿔도 관련이 없어보입니다.
발행한 곳 이름이 범시민교통체증해소실천협회 월간교통체증편집부입니다.
껍데기는 뭔가 주체할 수 없는 병신스러움을 애써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슨 잡지 이름이 교통체증인가 하고 펼쳐보니
안에는 죄다 교통체증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병신같은 내용으로만 꽉 차 있는 겁니다.
병신같은 그림과 병신같은데 멋있는 글들과 뜬금없는 유머코드.
그리고 뭐 이딴 병신같은 잡지가 다 있지 존나 멋있다 하고 여운을 느끼는 겁니다.
.. 그 잡지를 만들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런 독립출판이 꽤 활성화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추진력을 받았죠.
독립출판물 취급 서점 여러군데에 입점했습니다.
그리고 팔리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말부터요.
하지만 2호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월간은 그냥 멋있어서 붙인거고 사실 비정기 간행물이라고 잡지 내에 명시해 뒀습니다.
그래서 핵심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기는 매우 불순합니다.
이것은 남의 돈으로 제 표현욕을 해소하기 위한 계략입니다!
상당수의 독립출판이 그러하듯 저 또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호의 제작은 거의 다 된 상태이지만 인쇄할 돈이 없습니다.
인쇄비를 아끼려고 별 짓을 다 했는데도 판매가가 상대적으로 싼 고로 투자금을 회수 못 한 탓입니다.
원래 독립출판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쇄할 돈은 있어야겠죠.
그래서 숙고 끝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 후원 프로젝트를 올려 두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올린 게 한참 전인데 홍보를 안해서 후원률이 저조해요.
그럼..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공들여 썼으니 한번 읽어보세요. (_ _)
텀블벅 월간 교통체증 후원 프로젝트
월간 교통체증 페이스북 페이지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