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없이 잘 사귀고 있었습니다.
롱디(남자는 중국)커플이긴 하지만 만났다 헤어졌다 하면서 4년간 만나왔고, 최근에 더 가까워지고 예쁘게 잘 사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제가 자기 전에 통화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 그냥 자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날 아침도 연락이 없다가 점심에 '출근했는지 묻길래 했다고 대답하니
몸이 안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뭔가 이 사람이 좀 쉬고싶어 한다는 걸 직감하고
일부러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일주일만에 제가 연락을 했죠.
별일 없냐고, 그리고 다음날 '별로'라는 답이 왔고, 짧은 대화가 한두번 오고간 뒤 또 관계는 단절되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평소와 많이 다르고 차갑게 느껴져서 좀 조심스러웠기에 선연락을 하고 그럴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메일을 했죠.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판단이 안된다. 연인이 늘 알콩달콩 지낼수야 없지만 뭔가 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거 같다. '고.
그랬더니 답이 오길...(그대로 첨부합니다)
1. 요즘 많이 지쳐 있어. 정신적으로도, 다른 외적인 부분에서도.
2. 월급은 세 달분이 밀려 있고,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전혀 몰라. 어차피 개차반도 못한 회사지만, 내가 일해주고 돈 못 받는 상황은 진짜 짜증 나네.
3. 이 회사에서의 계약은 조만간 끝나는데, 중국 어느 곳에서도 사람을 뽑지 않아.
4. 중국보다는 한국으로 가고 싶지만, 자리가 별로 없어. 일단 한 곳을 진행 중이긴 하지만 별로 가능성 없긴 매한가지.
5. 현실적으로는, 올해 말에 백수 상태로 한국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커. 그런데 백수 상태에서 직장을 구하는 건 더 어렵지.
6. 날씨는 무덥고, 먹는 건 변변찮고. 솔직히 그런 거 챙기며 사는 것도 다 귀찮다.
7. 신경이 곤두서서 위경련도 다시 도지고.
8. 그냥 그 뿐이야. 지금은.
9. 메시지는, 네가 연락/답장 없어서 안 한 것 뿐이야.
10. 네가 좋다 싫다... 이런 감정이 없어, 지금은.
여기까지 입니다.
제 입장에선...상황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다고 이렇게 하루아침에 나라는 존재를 없는 사람 취급 할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너무 무례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다른편으론 또 얼마나 절박하면 저럴까...싶은 생각도 들어서 '그냥 좀 쉬게 해줘야하나..'싶기도 하다가,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또 그사람은 날 어떻게 한다는 건가...
별 생각이 다 들어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헤어지거나 못 보는건 별로 두렵진 않습니다.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고 싶은 마음도 없구요.
그러나 그래도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대처하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이 관계에 대해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얘기라도 좋으니 한마디씩 붙여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