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눌리는 모든 것들이 꿈에 취하는 것처럼 나는 허겁지겁 햇반같은 사랑에 빠졌던 거지 언제든 먹고플 때에 사서 입에 넣고 씹을 수 있는
뭇별도, 바람도, 창백한 달빛도 모두 잠든 새벽 술 취한 마음이 오늘의 골목이 어지럼증을 동반한 적막임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머릿속 회전교차로가 빙글빙글 돌고 물병처럼 쓰러진 마음이 속에 든 것을 모두 꿀렁꿀렁 토해내고 쌓여가는 적막 속에서 뒤를 돌아보면 아직도 나를 따라나오는 저 점멸하는 불빛, 불빛...
그리고 창백한 해가 떠오른다 꽃 피지 않는 봄이 사랑 없는 신열이 찾아온다 이 열병이 모두 가시고 장례를 장례라 말할 수 없는 날에 다시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