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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지점들.
게시물ID : military_67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렉트릭아이
추천 : 0
조회수 : 36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3/17 21:40:45
남녀간의 평등한 병역의무에 모병제 물 탄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두 가지가 아주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모병제... 시기가 언제가 되었든 결국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데에는 많은 분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동의하실 겁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지원병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 - 동기부여가 된 병사 - 은 징병제 하에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가치니까요.

이 글은 누구를 설득하기 위한 글도, 모병제의 장점을 설파하는 글도 아닙니다.

그냥 같이 고민해 보자는 거지요. 저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떠오르는대로 고민할 부분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1. 모병제로 이행할 때의 제원 마련
지원병을 모집하려면 당연히 현실적인 봉급을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규모의 병력은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방예산이 무한하지는 않으니까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주장에 따르면 병력 규모를 30만으로 줄이고 초봉 200만원으로 전제했을 때 거의 4조에 가까운 추가예산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http://www.hankookilbo.com/v/4d54ea23cc954f808d54782c0d15b2fa
어마어마한 돈이죠. 한번 들어가고 말 것도 아니고 매년 4조씩.
그렇다고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비해 부담 못할 금액도 아닙니다.

2. 그렇다면 30만이라는 병력이 국가안보를 지키는데 있어서 충분한가
국군의 지상군 병력만 50만입니다.
인구대비 기형적으로 많은 숫자인데, 그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지상군만 100만명이 넘는 북한군의 존재 때문입니다.
그 100만명의 전투력은 둘째치고라도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죠.
이 엄청난 숫자를 감당하기 위해 휴전선 인근의 전방 사단이 선형 방어의 형태로 줄 지어 배치되어 있습니다.
결국 선형 방어를 위해 50만이라는 육군 병력이 필요한 건데요.
우리와 똑같은 상황은 아닙니다만 로마도 게르만족(동로마 시대에는 이슬람 제국)을 상대로 선형 방어를 하다가 병력 유지가 어려워 GG치고 결국 기병 위주의 거점방어/기동방어로 전환합니다.
국군도 바보는 아니라서 장래의 인적자원 감소를 염두에 두고 기동방어를 위해 기계화를 진행 중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 기동방어/거점방어도 한계가 있는데요.

3. 우리나라는 국경부터 수도 서울에 이르는 종심이 너무 짧습니다
병력을 얇게 흩어놓는 선형방어의 단점이 큰 한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건데요.
기동방어의 요점은 큰 덩어리로 뭉쳐놓은 군대를 중요 거점에 배치하고, 적의 침략 루트가 확인되면 이동해서 상대한다...라는 겁니다.
그러려면 전쟁 초반에 영토의 일정부분은 점령을 허용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경에서 서울까지의 거리가 짧다 보니 기동방어를 수행하려고 해도 아차하면 서울이 함락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는게 문젭니다.
계룡대가 충청도에 있는 이유가 이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주장한 이유에는 지역 균형 발전도 있지만 안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도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어쨌거나 현실은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이고 이건 어떻게든 지켜야 하니 거점방어+선형방어의 형태로 갈 수 밖에 없고, 여기서 병력을 줄이게 되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동부전선 쪽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죠.

4. 결국 모병제로 가려면 현재의 방어전략을 개편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꼬투리를 잡아서 선공을 해서 포위섬멸전을 하든, 앞서 말했듯이 동부전선 쪽은 포기를 하든...
아니면 외교력을 동원해서 해결을 하든...
여기에 대해서는 군사전문가도 뭣도 아니라 잘 모르겠네요.

5. 예비군 전력은 어찌할 것인가.
현재의 예비군 제도하에서는 상비군 감소 -> 예비군 감소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따라서 모병제 전환시 예비군 제도의 급진적인 개혁도 필연적인데요.
미군처럼 처음부터 예비군으로 입대하는 제도를 만들든가 (미군의 예비군은 일종의 투잡입니다. 원래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연간 5-6주간 훈련을 받게 되어 있어요)
스위스군처럼 예비군은 징병제로 유지하든가 (모든 신체건강한 남성은 군에 지원을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수년간 연간 지정된 시간만큼 재훈련)
그래도 모자라면 여성도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하든가... (그러면 예비군 훈련은 만남의 장이 될지도...)
어쨌거나 지금처럼 쓸데없이 시간만 허비하는 예비군 훈련은 있어서는 안되겠죠

6. 비전투 분야의 민영화
병력이 제한적이므로 컴팩트하면서 전투력 위주의 군대를 지향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비전투 분야에 종사하는 인원을 최대한 줄여야 하겠죠.
전투력과 무관한 각종 작업들을 민간기업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텐데, 사실 당연한 것이 지금 이런 작업을 시키는게 공짜 인력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거든요.
최소 월 200씩 주는 인력이라면 본래의 직무를 갈고 닦게 해야지 쓸데 없는 일을 시키면 안되겠죠.

7. 과연 누가 지원할까?
모병제는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 가운데 500만원을 줘도 안간다고 하시는 분들 더러 계십니다.
지금 같은 군대라면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덜 받아도 민간인이 낫죠.
하지만 모병제 군대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 아내가 미군에 복무 중인 분이 있는데요.
가족끼리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경찰이나 소방공무원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그렇고 남들도 그렇게 본다는 군요.
큰 돈은 못 벌고 일정 정도의 위험성이 있지만 안정되고 복지가 괜찮은 직장.
물론 총기 소지한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미국 경찰과 우리나라 경찰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 경찰이나 소방관 시험 박터지는 거 보면 모병제 군대에도 꽤 지원하지 않겠어요?
이건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이거 말고도 평소에 생각하던게 있었는데 지금 당장 떠오르지는 않네요.

두서 없이 이야기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뭔가를 강해가 주장하는건 아니고요.
그냥 같이 생각해보고 이야기 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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