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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military_678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응답하라2002
추천 : 3
조회수 : 2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18 12:17:50
몇년 전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데 앞에 한 남자가 캐리어를 끌고 올라가고 있었다.
내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캐리어 오른쪽 밑을 들어주었고, 캐리어가 기우뚱하길래 나도 엉겁결에 왼쪽 밑을 들어서 도와주었다. 평소 나는 힘이 좋은 편이라 자부했는데 셋이서 나누어 들어도 굉장히 무겁게 느껴져서 속으로 놀랐다.
그리고 든 생각은 왜 이 사람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가이다. 평소에 노인분들이나 아주머니들이 짐 들고 가시면 도와드렸던 것 같은데.
남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남자니까 무거운 짐을 들고가는 것이 의식조차 안 되었던 것이다.
또 얼마 전 JTBC 비정상회담을 보다가 교복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여학생은 치마 교복인 것이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놀란 것은 기욤 패트리의 말 때문이었다. 바지를 입고 싶은 여학생도, 치마를 입고 싶은 남학생도 있을 수 있으니 교복이 없어져야 한다는 말이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전에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것에 비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남성이 차별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 무딘 것이 아닌가 싶다.
남자도 무거운 것을 들면 힘들고 슬프면 눈물나고 겁도 많다. 만일 당신이 남자라면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은 남자다운 것이다.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분명하게 성 차별 이다.
나는 어릴 때 여자라서 힘든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명절에 고생하는 엄마, 고모, 큰엄마들을 보고, 그렇게 준비한 음식들 중 고기 반찬은 자기 아들들에게만 밀어주는 모습을 또 보고. 여자애가 조신해야지 라는 말을 들으며.
그런데 좀 크고 보니 남자도 남자라서 힘든 점도 참 많다. 힘든데 힘들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 남성도 이렇게 차별받고 있었다.
우리는 다 여자라서 남자라서 맏이라서 막내라서 선배라서 후배라서 힘든 점도 있고 편한 점도 있어 왔다. 그러니 서로가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여성 역시 국방의 의무를 실질적인 방식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아직 사회적인 논의가 부족하다고도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의 이 논란이 나는 반갑다.
남성만 징병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불평등의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어서 열띤 토론과 논쟁이 일어났으면 한다. 지금 보이는 다소 과격하고 날선 공방은 거기로 가는 과정의 일부였으면 한다.
모든 상황에서 강자인 사람은 단언컨대 없다. 누구나 강자가 될 때가 있고 약자가 될 때가 있다. 남성도 약자가 되고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적다보니 말투를 다소 편하게 적었습니다. 다들 건강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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