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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오 마이 로건 (스포有)
게시물ID : movie_65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록색
추천 : 4
조회수 : 100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3/19 01: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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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을 좀 진지하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얄궂은 제목을 달았습니다.

저는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히어로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벤져스부터 가끔씩 보는 정도고 딱히 세계관에 투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로건은 킬링타임용이 아니네요.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라길래 별 생각없이 봤는데

제가 알고 있는 때리고 부수는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가 아니었어요.

로건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네요.

느낌점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볼까 합니다.



_부성애

영화에는 다양한 부성애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찰스와 로건
로건과 로라
옥수수 농장의 아버지와 아들
잰더 박사와 로건의 클론사이에서 보여지는 부성애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부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죽기 전날 찰스가 로건을, 로건이 찰스를 대하는 모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로라에 대한 로건의 서툰 부성에는 영화 초반부터 꾸준히 등장하지요. 로라를 딸로 받아들인 "Daddy" 장면이 가장 강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찰스의 무덤 앞에 함께 서있는 로건과 로라의 모습이 더 좋네요. 할아버지와 아들과 손녀를 보는 것 같거든요.

옥수수 농장의 아버지와 아들 역시 가난한 형편에서도 아들을 지원해주는 소시민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이 드러나있다고 느꼈어요.
잰더 박사의 경우는 좀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 오늘날 '훌륭한 공부기계'를 만드는데 열심인 부모들의 모습이 보여졌어요.




_'연극 1막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2막이나 3막 쯤에는 발사되어야 한다' 

정직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로라에게서 클로가 나오는 장면 외에는 크게 놀란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대충 10초정도 이후에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이 되는 영화였달까요.

추격씬의 기차라던가 수차례 등장하는 아다만티움 총알이라던가 노스타코타에 실제로 아이들이 모여있을것이라던가...

'자유의 여신상' 같은 경우처럼 관객이 간판을 놓쳤을까봐 대사로 직접 언급해주기까지 하구요.

심지어 마지막의 십자가 같은 경우도 영화알못인 저조차 '비율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한 부분도 예상하셨던 분들도 계셨을 것 같아네요.

영화사가 파놓은 한줄기 물꼬를 그대로 타고 흐르며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오직 로건의 삶에만 스포트라이트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도 듭니다. 

만약 영화가 깜짝 놀라는 전개의 연속이었으면 오히려 더 피로해지고 로건이라는 사람에 대해 몰입할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로건의 행동과 표정과 말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달까요.



_수염을 자르는 장면

모든 장면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수염을 자르고 웃던 장면인데요. 한 50%정도의 해석을 내보았습니다.

'에덴'에 모인 아이들 중 '딜라일라'라는 이름의 아이가 있었다는 것과

영화 내내 등장한 '종교적인 장면들'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종교적인 장면들'이 몇가지 생각 안나기는 하는데

초반 물탱크에서 '돌연변이는 신이 뜻이다 / 아니다 신의 실수일지도 모른다' 라는 내용의 찰스-로건의 대화, 옥수수 농장에서 나온 '저녁식사 전 기도장면' 정도가 생각나네요. 그밖에도 분명 신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시다시피 '에덴'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최초의 지상낙원이구요.

'딜라일라'는 괴력을 발휘하는 '삼손'이라는 성서 인물의 애인이었습니다. '드릴라'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있죠. 삼손이 가진 힘의 원천은 머리털과 수염이었는데 드릴라가 이 털을 자름으로 훗날 삼손이 죽게되는 결과를 가져오죠. 

로건이 마치 성경인물의 '삼손'처럼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있었다는 점도 짚어볼만 한 것 같네요. 성경 속 삼손은 죽기 직전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마지막으로 엄청난 괴력을 발해 자신의 적들 수천명을 쳐죽인후 자신도 죽게 됩니다. 삼손과 로건의 마지막이 꽤 비슷하네요.

정리하자면 제가 파악한 부분은 '성경 속 딜라일라가 삼손의 수염을 깎고 삼손이 죽을 처지에 놓이지만 마지막에 괴력으로 적들을 몰살한 것'이

영화 속 아이들 중 하나의 이름이 '딜라일라'였고 그 아이들이 로건의 수염을 깍고 로건이 삼손과 비슷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정도밖에 안되네요....하하..

로건이 삼손과 같은 '의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거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하기엔 뭔가 확대해석하는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는 감독의 의도에 제일 근접한 풀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놓친 무언가들을 합치면 좀더 명쾌한 해석이 나올 것 같아요.



_마치며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거야' 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네요.

제게 있어서 엑스맨 히어로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울버린이었는데

정말 보잘것없는 '퇴물' 신세가 되어버린 울버린을 보면서 입이 씁쓸해졌습니다.

동시에 '인간 로건'의 모습도 보게되었구요.

우리 모두의 히어로라고 할 수도 있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히어로. 

이 두 단어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로건'에게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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