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 이게 박애정신이야!
게시물ID : phil_13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크숟가락
추천 : 4
조회수 : 8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9/23 23:12:53
여보게, 우리 집에 비비라는 강아지가 있다네. 
그런데 그 녀석이 어느 날부턴가 다리를 심하게 저는 거야. 
아무래도 다리에 이상이 있는 듯 했네. 그래서 손녀에게 동네에 있는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라고 했지. 
그런데 손녀가 병원에 데려가서 여러 가지 진찰을 했는데 수의사가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며 그냥 데리고 왔더군. 

아무렇지도 않은데 비비가 다리를 절겠는가. 안 되겠다 싶었지. 
그래서 제일 의술이 뛰어나다고 소문난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라고 했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아파서 저러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대대적인 검사를 한 결과, 다리뼈가 탈골되어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네.

물론 당연히 입원을 시키고 수술을 했지. 그런데 동물이긴 해도, 내 집안에 살던 놈이 입원을 했다니까 마음이 쓰이는 거야. 
그래서 손녀에게 비비가 잘 회복하고 있는지 가서 보고 오라고 했지. 


그날 저녁, 손님을 만나고 집에 들어가서 손녀에게 병원에 다녀왔냐, 비비는 잘 있더냐고 물으니, 
손녀 왈, 병원에 가긴 갔는데 면회는 안 돼서 못 봤다고 하더군. 


손녀 말인즉, 수의사가 지금 비비를 만나면 비비가 주인을 알아보고는 흥분할 것이 뻔한데, 
그것은 회복하는데 도움이 안 되니 만나지 말랐다는 거야.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참 지혜로운 수의사라고 생각했다네. 그래서 비비 걱정을 내려놓았다네.

여보게, 나는 가끔 어리석은 사람들을 보고 혼자 한탄할 때가 있네. 
어떤 사람이 아파서 입원해 있는데, 그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을 데리고 병문안 가는 사람들 말일세. 
더는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자에게 간호를 부탁하는 경우까지 보았네. 

그들의 말인즉,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이럴 때 병문안을 가서 화해하면 좋지 않겠느냐, 
서로 가까이 있으면서 그간 묵은 감정을 해소하라는 것인데, 정말 그럴까? 

정말 그게 옳고 가능할까? 나는 그건 정말 아니라고 보네. 그건 분명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네. 

그렇게 하는 것은 환자에게 어서 죽으라고 하는 짓이라네.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꼴이고, 불난 데에 기름을 확 끼얹는 짓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네. 
그렇잖아도 아파서 괴로운데, 마음까지 불편하게 한다면 뒤로 넘어갈 일 아니겠나.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으니 들어보게. 내가 괜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야. 
“사람의 심령은 그 병을 능히 이기려니와 심령이 상하면 그것을 누가 일으키겠느냐”(잠18:14).

자네, 박애정신이 무어라고 생각하나? 

무조건 모든 사람을 사랑함으로 돕는 것이 박애정신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진정한 박애정신은 무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황과 형편을 따지고 고려해서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수의사도 비비의 상황을 고려하고 심리상태를 고려할진대, 사람의 것을 무시하고야 어디 그걸 박애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란 자고로 몸이 약해지면 마음까지 약해지는 법일세. 
몸이 아프면 심리적으로도 불안해지지. 
그럴 때 심리를 자극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네. 심리적 충격은 더더욱 삼가야 하지. 그것이 삶의 지혜라네.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지고, 여유로워지지 않겠는가. 그 때 화해해도 늦지 않을 듯하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