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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게를 보며 반성하는 마음 적어 올립니다:
게시물ID : military_682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론이니까요
추천 : 11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03/19 10: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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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군게 상황을 보며, 

여러가지 의심과 궁금증, 그리고 다소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던 여성 중 1인입니다. 그러다 오늘에 이르러서야 반성의 마음을 말씀드리고 싶고, 또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부분도 있어서 글 올립니다. 



먼저 반성하고 있는 부분은 군대를 남성들의 당연한 의무이자 통과의례로 생각했던 점입니다. 희생을 당연하게, 또 다소 무례한 태도로 받아오고 있던 점에 대해 죄송합니다. 

겪어보지 못했을뿐더러 코미디 프로에 나오는 소재, 내 모든 남사친들이 겪는 문제로 어떤 문제의식의 계기를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군대에서 파생되어져 나오는 문화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치를 떨기도 했습니다.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한국 조직의 문화들을 겪으며, 이러한 문화의 조직안에서 그 룰을 모른다는 이유로 소외당하고 멸시당할 때 이것은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차별이며, 군대문화를 만든 주체가 '남성'이라고 쉽게 확장해왔던 것 같습니다. 

남성분들이 그문화를 생성한 사람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피해자라는 생각까지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니, 그 폭압적인 조직 안에서 제가 겪었던 영혼의 파괴를 남성분들은 2-3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그것도 세상을 이제 막 배워나가는 그 귀한 시기에 겪어야만 했더군요.. 

그 시기에 불건강한 경험들에 대해 함께 분노하고 함께 치유하지 못하고 오히려 적대시하고 외면했던 것에 대해서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제 친구들이 그와 같은 경험과 문화에 의해 힘들어하고 파괴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입장을 함께하고, 미약한 제 힘이라도 그와 같은 상황들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이라는 집단의 정체성을 하나로 규명할 수 없듯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텐데, 상명하복, 힘의 논리 등의 것들을 남성의 문화의 일부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이로써 제 안에서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수용적인 문화는 여성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으로서 독점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화해서 남성이라서, 여성이라서 편먹고 싸우자 하기보다는, 정교하게 자신의 입장을 가다듬고 뜻을 함께하는 사람이 연대하려는 노력이 앞으로 더욱 힘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다른 존재들이기에 아직도 제가 어디까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함부로 이해한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차별을 받아온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오랜시간 멸시(혐오보다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와 배제의 대상이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남성 일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괴롭히고 있는 폭력에 의한 것임을 바로보게 됩니다. 

따라서 저는 군게에서 보여주신 분노를 계기로 진정한 평등과 공감, 치유를 만들어낼 남성과 여성의 연대가 일러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소원하게 됩니다. 

꼭 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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