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같은 행태'란 발언 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비판적 기사 실어 ▲ 21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박근혜 대통령은 승무원들을 규탄할 자격이 있는가(Was Park Right to Condemn Ferry Crew?')'라고 기사를 통해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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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6일째인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장이 먼저 탈출한 것은 살인과도 같은 행태"라고 발언하는 등 세월호 승무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은 '박근혜 대통령은 승무원들을 규탄할 자격이 있는가(Was Park Right to Condemn Ferry Crew?')'라고 물으며 정부 책임을 지적했다. 또 박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한가를 묻는 여론조사까지 실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기사에서 세월호 사고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정부가 이번 사고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선장과 승무원들을 공개석상에서 규탄하고 있다는 비판에 부딪쳤다"며 몇몇 발언을 인용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나? 정부가 잘한 게 뭐가 있는가? 선장은 사고를 일으켰지만, 정부의 대응은 어설펐다(@hee*****)"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선장과 승무원들을 향한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주는 것으로 비쳤다. 선장 등의 범죄혐의는 수사 결과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앞장서서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승객 버린 선장, 살인과도 같은 행태").
증권분석가 다니엘 핑크스톤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 대통령의 부적절한 판단(Bad decision)도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진짜 법정에 가기도 전에 그들(선장 등)을 법정에 세울 수 있냐"며 일침을 놨다. 기사에 실린 부분 외에도 그는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에게 동의하지만, 내가 대통령이라면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하진 않겠다"며 "살인죄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문가 에이단 포스터 카터씨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6·4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 때문 아니겠냐"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사 하단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승무원들에게 '살인과도 같은 행태'를 저질렀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간단한 여론조사를 붙여놓았다. 22일 오전 9시 24분 현재까지 응답자 161명 가운데 "아니오"라고 말한 사람은 68.3%, "예"라고 한 사람은 31.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