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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1324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비Ω
추천 : 72
조회수 : 1768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5/25 01:10:47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5/24 17:22:35
※10분마다 확인하는 사람
얼마전 주말이었습니다..
전 어떤 약속장소 앞에서 제 여자친구와..
6시에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약속을 했지요..
하지만 그 날 제가 학교에서 있던일이 조금 빨리 끝나서..
전 약 한시간 정도 먼저 약속장소에 갔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낮은 계단에 앉아..
신문이나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짜증이 나더군요..
여하튼 제가 일찍 끝나서 기다리는거니
어쩔 수 없겠거니 생각하고..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한 5분후에 한 남자가 제 앞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는듯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말인데다 사람들이 하도 많은 곳이라..
전 누구를 만나러 왔나보다 생각하고는
그냥 대수롭지않게 넘겼습니다..
그리곤 계속 신문에 눈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분후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곤 또 다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군요..
순간 참 이상하군. 아까 그 사람이잖아라고
다시한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신문을 보았지요..
그리고 또 10분후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 때 부터 전 그 사람에 대하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10분에 한번씩 나타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신경을 쓰게 된 이후에도 그 사람은 정확히 10분이면..
한번씩 그 자리에 나타났습니다..
20대 중반? 허름해 보이지만 어딘가 은은함이 묻어나오는..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넉넉해 보이고 잔잔한..
미소를 가진 사람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곤 제 약속시간인 6시30분이 될때까지..
그는 10분에 한번씩 7번을 제 앞에 나타나선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또 다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날따라 제 여자친구가
30분정도 더 늦은 것이었습니다..
솔직이 조금 짜증이 나더군요..
말이 1시간 30분이지 그 사람많은 거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1시간반동안 누군가를 기다린다는게...
여하튼 전 계속 그자리에 앉아 다본 신문을 옆에 놓아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10분후 여지없이 그 사람이 또 나타났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전 이제 궁금 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 였습니다..
그 사람이 왔다간지 얼마후 한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그 장소에 와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군요..
약속에 꽤나 늦었나보다.. 전 한눈에 그 여자가..
약속에 늦었는 줄을 알수 있었습니다..
아주 초조한 얼굴로 거기에 서있는 사람들을 한명씩..
자세히 찾아보더군요..
그리곤 약속한 사람이 없는지 발을 동동구르더군요..
정말 많이 늦었나 보구나 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 순간 저 쪽에서 10분에 한번씩 나타나던
그 사람이 나타나더군요..
이야 10분맨 또 왔군.. 주위를 전과 마찬가지로 두리번 거리더니..
갑자기 그의 눈이 커지더군요..
그리곤 제 앞쪽으로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의 약속에 늦어서 발을 동동구르던
그 여자 앞에 오더니..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주말이라서 그런가 차 정말 많이 막히더라....
미안해서 어떡하지...
가자 내가 사과하는 의미로 오늘 정말 맛있는 밥 사줄께
아니 너 하라는대로 오빠가 다 할께...." 그제서야..
그 사람이 왜 10분에 한 번씩 그자리로 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약속시간에 늦은 자기 여자친구가 자기에게 미안해 할까봐..
그는 먼 발치에서 그 곳을 보고있다가 10분에 한 번씩..
왔나 안 왔나를 확인해 보기 위해 그 곳에 왔던 것입니다..
가슴이 벅차오더군요..
그리곤 그는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는..
큰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인파속으로 멀어지더군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 자신이 부끄러워 지더군요..
전 솔직이 제 여자친구가 늦게오면 짜증을 내려고 했었거든요..
사랑을 하려면 이 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상대의 상처와 잘못을 조용히 감싸 줘야 하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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