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런 류의 영화를 볼 때 마다 생각나는 것은 인물 자체의 호불호를 떠나 더글라스 맥아더의
"노병은 죽지 않는다,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이다.
2. 내가 휴잭맨의 엑스맨을 처음 봤던 것은 초등학교 때였는데 어느새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사실 그가 연기하는 엑스맨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특히나 엑스맨 본편 시리즈 말고 울버린
시리즈는 정말 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퀄리티가 엉망이었다), 나의 어린 시절과 함께한 그가
하차한다니 슬프고, 게다가 그 마지막 작품이 전작들과는 다르게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더욱 아쉽다. 이렇게 괜찮은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그동안은 왜?
3. 그동안 보아왔던 울버린은 안습캐릭터 담당이었다. 맨날 어디가서 쥐어 터지고, 사랑하는
사람은 죽거나 미치고, 어딜가나 적이 따라 붙고... 그러던 차에 다 늙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가지고 적과 싸우며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여전한 캐릭터 유지에 더욱 안습하다.
4. 꼬맹이... 왠지 엠마 왓슨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신성이 등장인가 하여 기대하는 중.
클로이 모리츠가(연기력 여부를 떠나), 역변까지는 아니더라도 두 눈 동그랗게 만들게 변한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이 꼬맹이 만큼은 잘 자라주기를... 마찬가지로얼마 전에 헥소고지에서
본 앤드류 가필드의 모습도 안타까웠다. 스파이더맨에서의 풋풋하고 귀여웠던 모습은
어디가고... ㅠㅠ 꼬맹아 잘 자라다오.
5. 스핀 오프 편이 나와서 울버린과 프로페서X가 이렇게 망가진 이야기를 한 번만 더 해줬으면
좋겠다. 이 정도의 완성도로. 사실 갑작스러운 스토리에 초반에 적응이 안 되기도 했음.
엑스맨들도 무적이 아니라, 늙고 병들고 실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편이 하나만 더
나오면 좋겠다. 특히 언제나 착하고 완벽할 줄 알았던 프로페서X의 민간인 학살이라니.
6. 한 가지 걱정되었던 것은 잔인함이 돋보이는 영화에 출연한 꼬맹이의 정신 상태다.
이런 점에 대한 것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문제인데, 그래도 심리상담사를 대동하고 잘 촬영했으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