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불안과 압박으로 괴로워하다
이 상황을 밧어날 방법은 죽음뿐이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상황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스스로도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요 아이가 갑자기 제 왼쪽 옆구리에 자리를 잡더니 등을 폭 기대고 눕더군요.
평상시엔 늘 발치, 혹은 머리맡에 자기 편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안기는걸 꽤나 싫어하던 녀석인데 말이죠..
멍하니 아이를 왼팔로 감싸고 있다가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때처럼 내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이 아이..
아이가 어릴때 친구랑 싸우고 엉엉 울고 있는 제게 다가와서 앞발로 눈물 닦아주고 핥아줬던 아이였거든요.
이 아이는 평생 내새끼다 라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된 계기였는데
그게 우연이 아니었나봅니다.
밤새 불안감과 쪼임으로 잠을 이루진 못했지만
아이가 고맙게도 밤새 옆에서 버텨주었고, 그게 고마워서 아주 천천히 마음이 가라앉더군요..
고맙다.. 미안하다...
잠못이루던 밤새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이렇게 이 아이에게 또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