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예산이 북한보다 훨씬 큰데 왜 북한 잠수함을 못 찾았는가?
천안함 피격사건 이야기될 때
틈틈이 나오는 반문이라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한국 해군의 대잠능력에 대한 걱정은 90년대부터도 제기되었던 사항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그럼 그 이전엔 대잠능력에 대한 우려가 없었느냐?
우려가 없었던 게 아니라 대잠전 능력배양 같은 사치스런(?) 놀이를 해볼만한 처지가 못 되었던거죠.
그 전까지는 북한 간첩선 잡기에 좋은 군함위주였던지라, 큰 대포달고 속도 빠른 배... 라는 게 한국군 전투함이었습니다.
90년대 들어서 김영삼이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비로소 해군력 양성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부각되니까
대잠전 같은 사치스런(...) 말도 꺼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겁니다.
(지금 보면 닭살돋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계획된 한국형 항모.
. 자고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제대로 먹는 법이라고, 이전까지 푼돈만 굴리던 한국해군의 상상력의 수준이란...)
그런데 대잠전 역량은 우려만 제기됐다 뿐이지
실제 예산 투자 우선순위에서는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1) 대잠전은 제공권이 보장되어야 가능합니다.
대잠전을 하려면 어마어마한 수의 대잠 초계기, 대잠 헬기, 수상함들이 바다위를 흝고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물건들은 적 공군의 손쉬운 먹잇감들이에요.
문제는 당시 한국해군의 함선들은 포격전 능력에만 몰리다보니
적 항공기의 공격을 막기위한 방공능력이 없다시피했다는 거죠.
이런 군함들이 적 잠수함 찾겠다고 바다위를 돌아다니면 적 공군에게 손쉽게 사냥당합니다.
따라서 90년대 시절 진행된 한국군 현대화 사업은
제공권과 방공능력 향상이 제일 관심사였고 대잠전 능력 배양은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KD-3 이지스함에 대해 평이 엇갈리기도 합니다만,
그만큼 우리 해군이 대함방공능력에 대해 설움 맺힌게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2) 투자 비용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자고로 돈을 투자하려면 투자한만큼의 효과가 톡톡 튀어나와야 투자하는 맛이 있기 마련입니다.
10만원 투자하면 10만원의 효과가 나오고 100만원을 투자하면 100만원의 효과가 보여야죠.
물론 이런식의 투자대 효과가 직선적으로 나오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일정 이상은 투자해야 효과가 나옵니다.
어떤 것은 최소 20만원 이상은 투자해야 효과가 보이기 시작하고
어떤 것은 100만원 이상 들이부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소위 역치,Threshold가 존재하기 마련이죠.
전폭기나 순항미사일 같은 공격성 무기들은 역치가 낮은 편입니다.
전폭기 없던 국가로서는 한개 편대 규모의 전폭기만 사도 위상이 달라지죠.
하지만 방어형 무기들은 그 역치가 대부분 높습니다.
상당한 규모의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이제 좀 방어능력을 갖췄다.'라는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잠전은 장님이 막대기 휘둘러가며 적 잠수함을 찾아야 하는 작업인데,
이렇다보니 좋은 소나 탑재한 배 한척이 있다고 해서 대잠전 향상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드넓은 바다에 좋은 소나 가진 배와 대잠기들이 여러군데를 흝을 수 있어야 비로소 대잠망이 구현됩니다.
이제 겨우 KD-1 갖추고 KD-2 건조하는 걸 바라보며 "마이 프레셔스~" 읇조리던 한국 해군에게
단기간 내에 대잠능력을 키우라는 건 자기 집도 없으면서 외국 스포츠카 사라는 거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천안함 사고가 터져 버린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