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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끝이 나네요
게시물ID : gomin_13271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pva
추천 : 12
조회수 : 1058회
댓글수 : 204개
등록시간 : 2015/01/21 17:58:31

5년을 연애했고 둘 다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고 
작년에 결혼 얘기가 나와서 남자친구와 여러번 얘기하고 고민하고 상의한 결과
집, 혼수, 결혼식 다 하지 않겠다. 둘이서 모은 돈으로 방 하나 구해서 살고 
좋은 레스토랑이나 한정식집에서 양가 부모님 모시고 식사 하는걸로 마무리 하고 싶다. 
대신 신혼여행을 좀 길게 오래 다녀오고 싶다, 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게 작년 가을이였구요... 각자 집에 얘기해서 승낙도 받았습니다. 
연말에 좀 바쁘고 정신없고 그래서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는 건 올 초에 하기로 했구요. 
그 후에 혼인신고 하고 집 구해서 같이 살려고 했는데... 

남자 쪽 아버지가 집으로 초대하시더니 결혼식을 해야겠다 하시네요.
친구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십니다. 속된말로 쪽팔리다고 하시네요.
게다가 양가가 다 서울에 있음에도 본인 출신이 지방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하겠답니다. 
자기 친구들이 아직 다 거기에 있다구요. 양복도 근사한걸로 한 벌 받고 싶다고 하십니다. 
어머니도, 남자친구도 옆에 앉아서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일단 이 사람과 얘기를 좀 해보겠다고 하고 집에서 나와서 밖에서 엄청 싸웠습니다.

연애할 땐 자기도 허례허식 정말 싫다 흥미도 없다 그런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 했던 사람이
이제와서 아버지 부탁을 들어주잡니다. 두분 다 자기 하나만 보고 사셨다면서요. 
저희집도 남자집도 가난해요. 그래서 더 부담 드리고 싶지 않아서 저희끼리 그냥 하겠다고 한거였어요.
근데 이제와서 친구들 보기 쪽팔려서 해야겠다니요.... 

화가 나서 그럼 우리 엄마 요구도 들어줄거냐. 우리 엄마도 딸 시집 보내면서 얼마나 서운하시겠냐. 
하고 싶은게 없어서 말 안하는게 아니다. 딸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니까 마지못해 허락하신거다.

하니까 남자친구가 그러대요...
자기는 외동이지 않냐고... 너네 집은 언니가 있으니까 그건 좀 아니래요... 
외동이라 애지중지 키우셨다구요... 

나는요? 난 둘째라 엄마가 막 키웠나요? 관심도 안주고 그냥 방치한건가요? 
이게 말인지 막걸린지.. 

그러면서 자기가 결혼하면 부모님 두 분만 남으시고 얼마나 서운하고 적적하시겠냐고.
불쌍하시대요. 그냥 눈 딱 감고 들어주면 안되겠냐고 하네요. 

그럼 우리엄마는요? 아빠랑 예전에 이혼해서 엄마 혼자인데 언니도 결혼해서 이미 가정을 꾸렸는데
저까지 결혼하면 이제 진짜 엄마 혼자인데 우리 엄마는요? 

그랬더니 끝까지 넌 언니가 있어서 괜찮대요. 자기 부모님이랑 틀리대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을 거 같아서 그냥 너랑은 더이상 얘기 못하겠다고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허무하네요.... 
5년을 그렇게..... 내 결혼관에 대해 얘기했는데.... 
우리집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제와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아빠가 쪽팔려 하니까 식을 올리자니요.... 

더 이상 이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다고 
그냥 다 없던 일로 하자고 톡을 보냈더니 계속 연락이 오네요.

아.... 진짜 울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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