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이 CJ그룹 이미경(59) 부회장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은 CJ그룹이 제작한 TV 프로그램 'SNL'과 영화 '광해·변호인'때문인 것으로 28일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또 박 전 대통령이 기업당 30억 원의 재단 출연금을 받으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퇴진 과정을 적시했다. CJ는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6월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정치 풍자코너 '여의도 텔레토비'를 방송했다. 캐릭터 중 '또'는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욕설을 거침없이 날렸다. CJ는 같은 해 9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기획·투자·배급했다. 서민 출신으로 인간적인 모습의 왕에게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된다는 평이 나왔다.
2013년 7월 CJ는 노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 제작에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같은 달 4일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당시 조원동(61·불구속 기소) 전 경제수석비서관에게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