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나는 가족과 나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어린 자식을 본인의 소유물처럼 인식하는 것 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과 나를 동일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가족이 존재하지 않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고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가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
그래서 매번 나를 위한 길과 가족을 위한 길 앞에서 갈등해야했고
힘든 고민 끝에는 항상 가족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웃긴게 아무리 내가 그런 선택을 하더라도 나도 가족도 행복해지지 않더라.
나는 가족들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포기하고 좌절하며 살았으니 당연히 불행해질 수 밖에 없었고
가족들은 아무리 내가 옆에서 도움을 준다고한들 그들 스스로가 변하지를 않으니 상황은 나아지지를 않고 똑같았다.
결국 내 인생까지 포기하면서 가족들 곁을 지켰건만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희망없는 미래뿐이었다.
그때서야 깨달은건 결국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
결코 남이 대신 책임져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누군가한테 자신의 인생을 맡기거나,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책임져주는 순간
결국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에와서 가족들을 죽어라 원망하는 나처럼..
그래서 사람은 오롯이 홀로 설 수 있어야한다.
남한테 기대지 않고도 홀로 설 수 있어야만이 가끔씩 힘들때 남에게 기댈 자격도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 남에게 기대려고하는 것은... 엄연히 '죄'다.
가족뿐 아니라 연인관계에서도 이런 '죄'를 짓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것은 내가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 사람이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고 그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때문에 내가 고통스럽더라도
내가 그 사람한테 베풀어 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혼자서 모든걸 책임지고 해결하려고하면 안된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것.
내가 도움을 줄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것.
명확히 구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
그 이상은 그저 서로를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남의 인생을 대신 책임져 줄 수는 없는거니까.
아무리 가족이라고한들.
그리고...
이 세상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은 없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나만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면 된다.
그래서 오늘부터 나는...
가족보다 내가 더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