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건 pc방 알바를 했던 작년 가을부터였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분은 제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주 왔었던 손님이더군요. 특이한건 매번 7~8시간을 하는데도 마일리지가 쌓이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고 매번 손님카드로 결제한다는 겁니다.
그사람은 저와 정 반대의 얼굴을 가졌습니다. 날렵한 눈과 오똑한 코. 전체적으로 샤프한 인상. 가끔씩 사각형 모양의 모자를 쓰고오기도 했는데 참 잘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처음 생각했을땐 나와 정반대의 모습을 한 사람에 대한 동경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으나, 그이에 대한 이끌림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강해졌습니다.
20대 후반의 학생처럼 보이는 그는 저녁 7시 30분쯤 pc방에 찾아왔습니다. 따라서 7시 30분, 늦어도 8시가 지나도 그가 없다면 그는 오늘 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날엔 자연스레 뭔가 기운이 없어지고, 근무 내내 늘어져만 있습니다. 특히 그가 일주일 내내 오지않는 시험기간때엔 죽을맛이었어요. 뭐, 시험이 끝났는지 턱과 인중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채로 pc방에 다시 온 그를 봤을땐 정말 뛸듯이 기뻤지요.
겨울이 오면서 그의 머리스타일은 바뀌었습니다. 조인성머리? 에 골드브라운정도로 염색을 하고 네이비 야상을 입고왔는데, 역시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점점 그의 옆자리를 치우러가는데만도 떨릴정도로, 날이 갈수록 그에 대한 마음이 깊어져만 갔습니다.
그런데 비극적인 일이 다가오고있었습니다. 알바를 그만둔다고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를 하루라도 더 보고싶은 마음에 결국 알바를 일주일정도 더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만 갔고,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