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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던 방
게시물ID : panic_930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째서안되나
추천 : 3
조회수 : 10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06 2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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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겁이 엄청 많았다

그래서 새로 이사간 아파트에서 부모님과 따로 방을 쓰게된 그날 기쁜건 하루뿐이었다

아직 어렸고 방은 두개뿐이라 남동생과 같이 쓰던 방은 다음날부터 기분 나빴다

이층침대에서 나는 아래층인것도 싫었다

누으면 발 밑에 창문이 있었고

제일 싫은건 나란히 놔둔 책상

책상은 그때 처음 갖게되었고 나는 겁이 많았다

불을끄면 어두운 두개의 책상 밑

옆을 돌아보면 컴컴한 구멍 두개

똑바로 누우면 보이는 윗층 침대 부분의 조잡한 나무판

처음 갖게된 침대는 벽과 딱 맞게 붙지 않는걸 알게했고

벽과 침대 틈에는 손이 들어갈만큼 공간이 있었다

무서웠지만 장녀가 겁이 많은건 가족에게 별 일이 아니었고 그냥 그런가보다 라는 반응

항상 싱글크기보다 살짝 작은 침대 한가운데에

벽쪽을 보고 누워 잤다

나는 원래 겁이 많고 그 방이 싫었다

여름날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다

자기 전에 동생이름을 괜히 몇번이나 부르고

동생은 짜증을 내고 그 소리를 듣다 잠이 들었다

자다 문득 발에 뭔가 채이는 느낌이 들고

아주 짧게 눈을 떳다 다시 감았다

눈을 떳을때 보인건 창밖의 누런 가로등 빛과

한편으로는 아직 매우 어두운 때구나 라고 느낀것

한시? 두시?? 어스름하게 느끼고

발에 건드려지는걸 아무 생각 없이 건드렸다

동글 동글하고 크기는 배구공? 그보다는 작나?

다시 잠이 들 것 같은 기분으로 계속 건드리니

살짝 돌아가는 느낌

조금 까끌까끌하다

아.. 동생이구나

까까머리 촉감이 분명하게 느껴지고

툭 치니 데굴데굴 옆으로 굴러갔다

작은 침대에 네개 귀퉁이는 전부 프레임이 있는데

머리가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굴러가고

그 뒤로 기억이 없다

아침에 가족들에게 말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나는 그냥 겁 많은 사람이고

그 방은 너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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