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거치작업 보도, 서울·목포MBC 보도는 ‘극과 극’
[비평] 해수부의 '거짓말' 연일 폭로하는 목포MBC, 서울MBC는 '현장중계'와 '해수부 입장전달'에 치중
똑같은 MBC 뉴스데스크인데 내용이 다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직결된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을 다룬 서울MBC와 목포MBC의 메인뉴스 보도가 판이하게 달랐다. 목포MBC 뉴스데스크가 해양수산부의 거짓말을 연일 폭로하고 문제점을 비판하는 반면 서울MBC는 해수부의 입장을 전달하거나 작업을 중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육상거치 지연 가능성, 무게·날씨가 관건”리포트에서 “기상상황도 악화되고 있어 최종 육상거치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수부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앞서 해수부는 조류가 느려지는 소조기가 아니면 세월호 육상거치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같은 날 목포MBC 뉴스데스크는 해수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세월호 육상거치 소조기만 가능?”에서 “하역업체들은 해수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한 뒤 “목포 인근 항에서는 소조기 여부가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바람은 조금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썰물 때만 아니면 일반 바지선에서도 하역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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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운송 및 거치 작업에 관해 서울MBC가 해양수산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상황을 중계하는 데 집중한다면 목포MBC는 해수부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
목포MBC 뉴스데스크는 또 “인양업체 대변인 역할하는 해수부”에서 해수부가 세월호 무게, 거치 날짜 등에서 상하이셀비지의 일방적인 주장을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목포MBC 뉴스데스크는 “(거치작업 업체선정) 계약내용도, 추가로 바뀌는 인양현장 작업 상황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앞서 4일 세월호 추정무게가 당초 예상치인 1만3000톤보다 1000톤 이상 무거워진 것으로 드러나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두 방송의 보도 역시 대조적이었다.
서울MBC 뉴스데스크는 “‘예상보다 무거워’... 육상 거치 지연될 듯”에서 작업 지연 소식을 전하며 “선체 내부의 진흙이 문제”라고 보도했다. 리포트 말미에 “모듈 트랜스포터(선박을 육상으로 옮기는 기기)를 소형이 아닌 중대형으로 준비했으면 불어난 세월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선체조사위의 입장으로 전했다.
반면 목포MBC 뉴스데스크는 “운송장비 능력 알고도 눈감은 해수부” “트랜스포터 운송능력 만3천 톤 맞나?” 등의 리포트를 통해 당초 해수부가 무게를 예상하지 못한 것인지 따졌다. 목포 MBC는 “세월호 현장에 투입된 것보다 성능이 우수한 장비도, 실적이 있는 업체들도 있었지만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처음부터 운반 능력이 뛰어난 장비가 투입됐다면 선체에 구멍을 뚫거나 운송장비를 뒤늦게 추가할 필요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울MBC는 운송장비가 1만3000톤을 견딜 수 있다는 해수부의 주장을 전하는 데 그쳤지만 목포MBC는 검증을 시도한 것이다. 4일 목포MBC 뉴스데스크는 작업에 동원된 장비의 운송능력 중량을 계산한 결과 1만1856톤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해수부 발표 내용 자체가 맞지 않다”고 보도했다. 세월호가 진흙 등으로 무거워지지 않았더라도 옮기기 힘들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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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목포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3일에도 서울MBC 뉴스데스크가 “배수작업 난항... 육상거치 지연 가능성”을 통해 작업 상황을 전달할 때 목포MBC 뉴스데스크는 “불가피한 작업이지만 공개는 못해”에서 해수부 작업의 불투명성을 비판했다.
4일 정부의 세월호 참사 백서 발간 계획이 나오자 목포MBC는 “사고 원인이나 책임자 처벌 등의 내용은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다시금 환기시키기도 했다.
그동안 목포MBC를 비롯한 지역 MBC는 서울MBC와는 결이 다른 보도를 해왔다. 2015년 4월에는 광주, 목포, 여수MBC 앵커가 노란리본을 달고 특집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목포 MBC 기자가 ‘전원구조 소식’은 오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으나 서울 MBC가 이를 묵살해 논란을 빚었다.
서울MBC는 지난달 23일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을 하며 “유가족, 국민 여망 담아 생생하고 빠르게 중계헬기를 통한 뉴스특보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원하는 게 이런 식의 단순 중계와 입장 전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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