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우리 이혼 하나봐요 작성자입니다.
게시물ID : wedlock_77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술안주
추천 : 43
조회수 : 3247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7/04/08 22:21:49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317588&page=1

몸안의 피가 모두 눈물로 변해나싶도록 우느라
대댓글 달 겨를은 없었지만
제게 건네주신 격려와 조언들은 
여러번 새겨 읽었어요.
얼굴 한 번 뵌적 없는 분들임에도 
커다란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여주신 관심 덕분에 베오베도 가고 
가끔 눈팅하는게 전부였던 남편눈에도 띄었다네요.

제 글을 읽고 내내 울었다는 남편은
멀리 이사가서 우리끼리만 산다면
당신 고통이 덜 하겠느냐고 물었고
황사가 심한 곳에서 도망쳐 좋은 공기를 맡으면 
숨쉬기가 수월하지 않겠느냐고 답했습니다.

남편은 제게 쏟아내지 못하던 말들을 글로 옮겼고 
제 눈물과 비교할 엄두도 나지 않는
그의 고통에 저는 질식할 것 같았어요.

밤새도록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저희 부부지만
아직도 상대에 대해 모르는 것이 더 많고
공유한 시간과 오해는 
정비례 하기도 함을 깨달았습니다.

절 버리려던게 아니라
자신의 남은 인생을 포기하려고한
남편의 의중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 적을수는 없지만 긴 시간 고민했고
아직은 함께 하는것이 맞다고 결정했습니다.

남편이 가엽고 안쓰러워서 
저 혼자 살겠다고 헤어질수는 없습니다.
그를 보호해주고 웃게 해주고도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강해지려고 합니다.

같이 밥 해서 함께 상차려 둘이 먹을 수 있고
장바구니 서로 들겠다 토닥거리다가
아이스크림 핥으며 산책하는 
전과 똑같은 일상에 안도합니다.

남편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익숙한 체취를 들이키며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다시 하지 못했을 일이였을수도 있었겠구나 라고요.
결정은 저희가 했지만
오유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처음 글이 너무나 갑갑한 내용이었기에
후기 혹은 근황을 알려드리는게 도리이지 싶어 
긴 글 남겨요.

제 삶을 되돌려 주시고
남편에게 마법의 해답을 제시해주신 
오유의 다정한 분들,
내내 봄볕을 느끼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사랑하려고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