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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는 주적이다는 말에 대한 고찰
게시물ID : military_68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처님가슴털
추천 : 10
조회수 : 551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7/04/09 00: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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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글에서 말씀 드렸지만
저는 11군번 단기장교 전역자입니다.

글을 읽던 도중 어떤분이
"단기 새끼는 ㅅㅂ 나 이거 좀 하다 나감되 하면서 지랄하고 개판"
이라는 말씀 남기셔서 제 나름대로는 울컥해서 글 써 봅니다.
틀린 부분이나 오류가 있다면 언제든지 비판 및 수정 부탁 드립니다.

전 처음부터 장기를 꿈꾸고 장교를 선택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 나름의 자존심이 되게 강하고 남들한테 무시받는거 싫어하며 단기장교 병신같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나름대로는 군생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3년 단기장교 하는 동안 국방부장관상, 사령관상, 전대장상, 대대장상 누가 떠먹여 줘서 받은 거 아니고 제 능력으로 받았습니다. 소대, 중대, 대대 병사들 입장에서 훌륭한 장교였다 라고 들을지는 모르겟지만 제 자신은 만족스러운 군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저라고 군생활이 막말로 개같고 쓰레기같지 않았겠습니까? 저 또한 병역의 의무라는 제도 하에 끌려온 20대 초반 청년이었고 구타, 욕설, 가혹행위 기타 인간같지 않은 대우 받으면서 군인화과정, 장교화과정 받아가며 임관했고 군생활 했습니다. 월급받아가며 핸드폰 써가며 주말 영외 외출 해가며 병사 전역자 분들보다 많이 편하게 지냈지만 그 대신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못볼거 봐 가면서 욕 참아가면서 군생활 했습니다. 병사와 다를지 모르겠지만 장교들은 그 바운더리가 많이 좁아서 밖에서 어디 누가 어떻게 군생활 했다더라 이런거 전역 후에도 잘 들리기 때문에 생각 있는 사람이면 쓰레기같은 행동 하고 지내지도 않습니다. 그건 병 전역자 분들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열심히(적당히) 하는 사람들은 하는거고, 단체행동에서 나는 몰라 그냥 너네알아서 해 하고 개판치는 병사도 있었습니다. 많은 장교들이 적절하지 못한 언행과 행동으로 병 전역자 분들께 주적이 되어 있는 현실은 잘 알고 있으며 옆에서도 봐 왔습니다. 하지만 단기 장교에게 회사생활 급의 업무강도를 기대하는 것도 맞는 건가요? 저 또한 어차피 3년하다 나갈 거였지만 밤새워가며 작계 수정 및 작성하고 비밀 관리하고 했습니다. 어차피 버려질 지식이고 나가면 쓰지도 않을 내용인데요. 꼴랑 150만원 받으면서요.

말이 길어졌는데, 요점은 저번 어떤분의 댓글에서도 썼지만 대부분의 단기 장교 또한 나라에 끌려온 한 청년일 뿐이지 장기를 꿈꾸는 세금도둑들이 아닙니다. 장기 부사관/장교들에 대한 저의 인식 또한 어려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제 월급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 저딴 것들 돈 주는데 들어간다는 생각만 하면 혈압부터 솟구치는 그런 사람입니다. 하지만 같이 징집되서 고통받는 입장에서 "간부는 지원해서 간거니깐 잘해야지" "돈 그만큼 쳐받으면 똑바로 해야지" "단기새끼들 노답" 이라는 말로 편을 나누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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