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게에 글을 쓰게 될 줄 몰랐네요.. 인포메일에서 일당유머 받아보던 시절부터 오유 뿌듯했던 일, 각종 사건사고 할 거 없이 웬만한 일 거의 모두 지켜봐왔습니다. (군복무 시절 인터넷 안하면서 흐름 놓친 일들도 있었네요)
그런것치곤 가입일도 늦은 편에 또 그런것치곤 방문수도 적은 것이 특히 요즘같은 때엔 어떻게 보일지도 대충 알지만, 해명할 생각은 없고요. 해명이란 단어 자체도 좀 우습긴 하네요.
아무튼 워낙에 글 이런거 잘 안남기는데 저도 제가 군게에 글을 다 남기다니... 생각도 않던 일입니다, 그동안 많이 답답해했던 것들이 누적되다가 결국 터져나온것 같습니다 지금 이 사태처럼.
쓸데없는 소리가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인식한 이 현상의 출발은 웹툰발 메갈사건입니다. jtbc의 보도에 실망하고, 일베와 다름없는 집단으로 매도됨에 분노해서 직접 전화를 걸어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그럼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걸 보고 심정적으로 거리감을 좀 두게 되었죠. 시사인, 한경오 다 마찬가지.
그리고 탄핵국면을 맞이하고 대선에 이르기까지 촛불을 들고 행동을 함께 했지만 거리감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많은 분들이 믿어의심치 않던 jtbc의 편파보도에 실망이다, 이럴줄 몰랐다는 글들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저는 그 때 가장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손석희를 믿어보겠다', '판단을 유보하겠다' 는 의견에 동의해서가 아니라요
나는 이미 웹툰발 메갈사건 때 정이 다 떨어지고 감정적으론 이미 먼 상태에서
서복현 기자의 취재나 탄핵국면에서의 칭찬받아 마땅한 그들의 행동은 그 자체로 응원해왔는데...
제가 느꼈던 그.. 거리감을 문재인 후보에게 공정하지 못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하니까 그제서야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보이는 겁니다.
저는 그게 가장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 메갈, 페미 문제는 나한테 진짜 중요한 가치였는데, 그게 그렇게까지 아주 대단한 일은 아닌 사람들도 많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심경인 분들도 꽤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사실 시게에 더 어울릴만한 내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군게에서 논의되던 현안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 동의하니까요.
그것보다 극히 최근 나오고 있는 무효표 선언 관련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되겠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 경선때 3번에 투표했고, 대선때 1번에 투표할 생각입니다.
무효표 선언하시는 분들. 동의하고요, 응원합니다... 진심으로요.
전 진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무효표를 던지시는 분들의 수가 유의적인 수준이 돼서, 제발 지금의 사태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음을 인지해주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제가 문후보에게 표를 줄 이유는 그냥 제가 비겁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혹시라도 제가 던진 무효표가 작용해서 우리 사회가 바뀔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저는 그 후회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서요....
제가 문후보에게 표를 줬는데, 여러분이 던진 무효표가 작용을 해서, 혹시.. 정말 혹시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해도
무효표 던진 분들 원망하지 않을겁니다. 절대로요.
문후보가 당선이 되었지만 무효표가 유의적인 수준이라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계기가 된다면,
무효표를 던진 분들의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과실을 함께 누리게 되겠지요. 비겁하게도..
죄송합니다.. 그 만에 하나 하게 될지도 모를 그 후회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비겁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