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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치킨에 소주가 제일 나은듯
게시물ID : freeboard_1331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1
조회수 : 4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05 20:10:52
와이프 자고있어서 잠깐 깨워서 허락받고
양념치킨에 소주시켰다

난 이상하게 시간이 많이 지나도
양념치킨 그중에서도 처갓집 양념치킨이 좋다
뭐 다른데도 많고 맛도 있는데
어딜가나 난 처갓집이 제일 좋다

어렸을때 기억 때문인가?
아버지는 술마시고 들어오시면 항상 처갓집 치킨집에서
양념치킨을 사오셨고 나와 동생이 치킨을 먹고있으면
아버지는 어머니와 소주를 드시며 주병진쇼나 아니면
뭐 티비같은걸 보면서 이야기를 하셨다

방 아랫목은 언제나 그을려있었고
겨울이 아니고서야 아랫목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또 바퀴벌레집이였던 장롱밑과 곰팡이냄새가 나던 작은방

거긴 직물공장 다니던 삼촌이 살았던 방인데 얼마안가
내가 국민학교 들어가니 내방으로 만들어줬던 방이다
생각해보니 우리도 세들어 살았는데 어찌 세를 줬을까
전전세였나 아무튼...

합판회사 과장이였던 아버지는 그 언젠가
생전에 가보지도 않았을법했는데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서울대공원에 간적이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동물을 보고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길에 아버지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머니와 무슨
이야기를 길게하다 마침내는 모래내시장에서
오징어 생물 두마릴 사와서 소주와 함께 해먹었다

후일에 들은 이야기로는 아버지는 그때 대공원에 가서
이것저것 하고 먹다보니 돈이 없었다고 한다
원래는 갈비집에 가서 갈비를 먹으려고 했는데
지갑에 오천원뿐이 없어서 오징어를 샀다고 했다

나는 그런 아버지가 우릴 혼내거나 아니면
술을 마시고 들어온날만큼은 꼭 처갓집양념통닭을 시켜줬던걸
기억한다

겨울이면 아랫목에 다른계절엔 티비앞에 모여서
먹던 그 치킨이 생각나 나는 아직도 처갓집치킨을
좋아한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가족들이건만
이젠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지만
왜 그 일들만큼은 시시콜콜하게 자꾸 머릿속에 유영하는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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