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지고 딱 2년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원망도 많았다
그 때의 난
단 한 곳도 쉴 곳이 없는
사방이 막힌 아주 높은 벽에 갖힌 느낌이었어
그나마 네가 있었고
너와 나의 미래를 그리며 참아냈지...
힘든 날이었어
그런 날 넌 이해해주리라 믿었고
또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어
워낙 밝은 성격이고
어딜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쉬는 날이면 잘 다니고 그랬으니...
못 만나는 건 너나 나나 같으니까
그렇게 잘 이겨 낼거라 믿었고
나도 곧 끝날 일들에
겨우 버티고 있었지...
세상에 나쁜남자 보다 더 나쁜 남자는
바쁜남자 라는 말이 있더라...
딱 내 이야기였어
너무 바빴다
바쁘기 시작하고 헤어지는 날까지 약 9개월
퇴근도 거의 못하는 나에게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지쳤던 걸텐데
그저 잘 이해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 멍청이...
그렇게 너는
홀로 외로움과 싸우고 있었지...
나와 아닌 다른 지인들과의 여행이나
가족들과의 여행이 즐거웠다 한들
내가 채워야 할 마음은 여전히 비어있었으니...
9개월을 버티고 내게 한 말이
이별이었을 때...
나는 모든것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담담한듯 받아내려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네가 하는 모든 말들이
다 맞는 말이라
도저희 돌려 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어
그런 주제에
네가 참 미웠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내게
그렇게 모질게 해야만 했나...?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내게 모질었다기 보단
너 스스로에게 모질게 한 거란 생각이 드네...
여튼 그런 미움은 곧 자책과 죄책감으로 바뀌더라
뭘 그렇게 남들보다 잘해줬다고...
뭘 그렇게 아껴줬다고...
최근 인스타를 시작했어
나와의 지인들이 너와 겹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네가 보이더라
가서 보니 알겠더라
너는 원래 더 밝고
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데
나를 만난 그 기간동안 만큼은
굉장히 억제되어 보인다는 걸...
나는 네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던 거지...
그래 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주변에서 항상 에너지를 뿜어주어
밝게 만드는 사람
스스로 밝은 빛을 내는 별...
나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채로
멋을 부리고 있었던 거지...
그동안 널 원망도 했다가
미안해도 했다가
혼자서만 끙끙 앓았는데
그거 정말 나혼자 질척거린거 뿐이더라
이제 내 모든 방황의 끝이
너에게로 향하지 않을것 같아
너는 그렇게 그대로 행복하길 바래
나도 이제 내 자리로 돌아갈게
삼년정도 만나서 이년 앓았으면 뭐...
괜찮네...
항상 행복하길
마지막으로 빌어본다
이제 정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