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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봄
게시물ID : freeboard_15228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려라하니두
추천 : 3
조회수 : 1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4/11 00:27:25

어릴 때는 최선이라 변명했고,

나이가 들어선 변명인걸 깨달았다.

상처를 받기 싫었던 나는,

어느새 상처를 주고 있었다.

상처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서

다가오는 모든 걸 밀어냈는데,

아무것도 없음에 상처입는다.

 

어릴 적 우상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아버지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께 수도 없는 상처를 주셨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만하면 화목한 가정이라 생각했는데,

그저 자식 걱정에 어머니가 모든 걸 참고 계셨었다.

웃는 낯 뒤에 남모를 아픔이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나이가 들어 가면 속을 들여다보고 결심했는데,

결심이 무색하게 난 어느 새 아버지와 닮아있었다.

 

나는 다르다 수 없이 다짐하고 사랑을 시작했는데,

사랑을 하다보면 어느샌가 거기서 아버지가 보인다.

더 큰 상처를 주기 싫다는 변명으로 상처 입힌다.

이제는 사랑을 시작하기 무서워 다 밀어낸다.

 

어릴 땐 쳐다도 안보던 로맨스 컨텐츠를 찾아본다.

운명적인 사랑이 있으면 하고 기도한다.

그런데 어쩌면 다가온 운명마저 이미 내 손으로 쳐냈을지 모른다.

 

여전히 나는 아버지와 닮아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 긍정적인 사람으로 비춰지도록

그렇게 행동한다.

계속 그렇게 척을 하면, 그게 내가 될 것 같았다.

근데, 계속 가면을 쓰면 그게 진짜 얼굴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벗지 않은 가면속은 짓눌리고 썩어간다.

마음만 곪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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