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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게, 시게, 그리고 오유
게시물ID : sisa_8892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좌절자석
추천 : 4/13
조회수 : 998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7/04/11 11:00:49
0. 논의에 앞서, 저는 남성임을 밝히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길 바라지만 크게 지지하지는 않음을 고백합니다.
 
1. 양성평등에 대한 군게의 주장에 원론적으로 99% 동의합니다.
 
- 저 뿐만이 아니라 여시/메갈 사태를 겪으셨던 대다수의 오유인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실거라고 믿습니다.
 
2. 문재인만을 과하게 지지하는 시사게의 편협함이 걱정스럽습니다.
 
- 항상 오유를 하면서 걱정이 되는 점은 지나친 정의감과 결백에 대한 강박입니다. 문재인은 이러한 오유의 좁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정치인이다 보니 오유 내에서 지나치게 추종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재인이 인격적으로 흠 잡을 곳이 별로 없으며 정치적 실수를 한 적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단점만큼이나 장점도 많은 다른 민주당 후보들(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등)을 그렇게까지 깎아내렸어야 했나 싶습니다. 경선 과정이다보니 저 후보들에게 날선 비판을 할 수도 있었지만 좀 더 대승적인 여론이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또 군게의 양성 평등 주장이 문재인에게 타격을 주지 않을까 좌불안석하여 이런 사람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는 분들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여담이지만 노무현이 대통령에 출마하던 시절 노사모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당시 (일부) 노사모들을 옆에서 봐온 저로서는 그들의 맹목적인 지지가 나중에 대통령이된 노무현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 내심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놀랍게도 당시 노사모들은 선거 기간동안의 열정이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당선 후에는 조직적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조용한 지지를 보냈고 그 후에도 노사모들이 언론에 부정적으로 회자된 기억은 없습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의 발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의 노사모보다 지금의 문사모가 약간은 더 배타적이고 맹목적이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듭니다. 하지만 "역시 이번도 기우였구나"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 섞인 생각도 해봅니다.
 
3. 그렇지만 여성징병제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왜 하필 지금? 왜 이렇게 강력하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 앞으로 오랬동안 이 양성 평등의 이슈는 진보/젊은 층을 분열시키는 담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감정은 박근혜 정권을 정점으로 상당히 약해지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를 대체할 만한 건 성평등 이슈가 될 것입니다. 이런 담론이 치열해지게 된 것이 국정원의 공작인지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의 부작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양성 평등에 대한 이슈에 분탕을 일으키는 몇몇 글을 보고는 남성 역차별이라는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이에 대해 시급하고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아직 충분히 사회적 논의로서 공론할 수 있는 단계라고 봅니다. 비정규직의 문제, 청년 실업 문제, 갑질 문제 등은 이제 대다수의 국민이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되고 정치인들조차 심각하다고 느끼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양성 평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있는 우리는 다른 국민들보다 이러한 문제를 빠르고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만큼 이 논의를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역할 또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 오유가 그러한 상황인 것은 아니지만, 메갈이 어딘가 존재하는 마초 남성을 향해 쉐도우 복싱을 하다가 남혐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이러한 분노를 성급히 확장하다가는 자칫 균형을 잃어버리기 쉬울 것입니다.
 
4. 문재인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우리의 초점은 대통령 당선 그 이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많은 군게 분이 주지하시다시피, 아이러니하게도 사병의 인권을 가장 걱정해줄 대통령 역시 문재인일 것이라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이공계인으로서 유시민이 이공계 전직 금지법에 찬성했을때 깊은 실망을 느꼈지만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둔 적은 없습니다. 다만 유시민도 사람이고 언제나 그가 내놓는 의견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약간 거리를 두고 지지할 뿐입니다. 문재인 역시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보다 많은 정책적 실수를 할 것이고, 실망하거나 무조건 찬양하기 보다는, 큰 틀 안에서 꾸준한 지지를 보내 바른 방향으로 문재인을 설득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만일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적폐 세력이 가장 큰 적이 될 것 같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뒤돌아보면 아무래도 가장 큰 걸림돌은 진보 내부의 분열과 밥그릇 싸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진보 세력 내부에서 내전을 불러올 가장 큰 세력 중에 하나가 아마 극성 페미니즘 단체이겠죠. 그러한 상황에서 정계에 진출한 페미니즘 단체는 '남혐', 남성이 세력적으로 주를 이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여혐'을 하면서 양극화를 이루는 건 혐오를 먹고사는 (유사) 진보단체들의 세력만 늘려주고, 개혁으로 갈 수 있는 국정 동력을 잃게할 뿐일 것입니다.
 
- 저 역시 뭐가 정답일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1) Do not feed the troll; 분탕의 목적이 빤한 글에는 되도록 관심이나 답글 자체를 줄이고, (2)커뮤니티 안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양성 평등의 이슈가 나올때 최선의 합의점에 대해 미리 성숙된 답안을 마련해놓는 것 정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예를 들어보자면 (더 많은 논의를 해서 합의을 찾아야 하겠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1) "여자는 임신하니까 군대 가는거나 마찬가지 아니에요?" 라는 어그로 수준의 질문은 가볍게 무시해주고, (2) 여성의 군입대에 대해 토론이 벌어지면 "여성이 군대에 가는건 원론적으로 옳은 의견이지만 현실적 제약을 생각했을 때, 군 가산점이나 군 사병 월급의 현실화, 모병제 등을 남녀가 힘을 모아 추진해보는 쪽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다"라는 합의를 가지고 있으면 불필요한 소모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혐오, 위선, 편협함이 없는 오유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앞으로 양성 평등 논의에 군게 및 다른 오유 분들의 좋은 글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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