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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모노/스압/음모론] 자파리 만쥬와 멜서스 트랩, 그리고 세룰리안
게시물ID : animation_4137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카엘대공
추천 : 11
조회수 : 1070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7/04/11 20:14:09
방금 디씨 케모노 마이너갤에 썼던 글을 그대로 퍼왔습니다 ㅋㅋㅋ 이제 진짜 자러가야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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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미국 동부) 는 지금 새벽 3시인데, 잠에 들기 직전 갑자기 팟 하고 떠오른 재미난 생각이 있어서 끄적여본다. 당연하지만 음모론답게 가정과 비약이 많으니 굳이 진지빨고 반론하기보다는 그냥 이런 시각도 있을 수 있네~ 하고 읽어줬으면 좋겠다.


알다시피 자파리 파크의 프렌즈들은 고기나 야채가 아니라 자파리만쥬라는 특수 제작된 음식물을 섭취한다. 그리고 7, 8화에서의 묘사로 미루어볼 때 이 자파리만쥬는 섬 어딘가에서 따로 자동 생산되어 러키비스트를 통해 분배되는 것으로 보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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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파리음모론2.PNG


솔직히 편의주의적인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종다양한 생물이 함께 평화롭게 어울려 노는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처사였을 것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마냥 육식동물이 초식동물 사냥해 잡아먹고 그러는건 좀 보기 흉하지 않은가. 뭐 콩고기 같은 것도 있고, 프렌즈가 취하는 형태인 인간은 잡식동물이니 크게 모순되는 설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설정을 자세히 파고들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겨난다. 과연 자파리만쥬의 보급은 안정적인 것일까? 즉 다시 말해, 이 섬은 모든 프렌즈가 상시 배를 곯지 않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식량을 제대로 생산하고 있는 것인가? 


딱히 작품이 이러한 질문에 대해 대답을 주지는 않지만, 나는 여기서 일단은 "그렇다" 라고 가정하고 넘어가려 한다. 왜냐면 등장하는 프렌즈들 전부 식량 걱정따윈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식량난을 겪어본 역사가 있었다면 프렌즈들 모두 그렇게 생각없이 타노-시 하게 살지는 못하겠지.


근데 한번 생각해보자. 따로 관리되지 않는 닫힌 계의 식량공급이 안정적이라니, 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걸까? 분명 인간은 세룰리안 습격 때 파크를 버리고 떠났고 그 뒤로는 아무런 사후조정도 없었는데, 어떻게 사전에 자동화한 시스템만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었던 걸까?


러키비스트가 관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겠지만, 그건 절반만 맞는 말이다. 물론 그들은 텃밭/만쥬공장을 유지보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식량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그 이상의, 섬의 식량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농장을 확대해나갈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근데 러키비스트에게 그런 능력이 탑재되어 있을까? 아니 정확히는, 탑재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녀석들은 원래 인간이 운영하는 파크에서 보조적인 역할만 맡도록 설계된 놈들이다. 자기 멋대로 섬을 개간하거나 공장을 확충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가방이 없으면 프렌즈한테 말도 안 거는 이 녀석들의 보수성을 고려할 때 인구증가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어렵고 말이다.


하지만 대신 조금 허들을 낮추면 다음과 같은 결론 정도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섬의 식량생산이 특별히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현행 생산량은 꾸준히 유지되었다" 라고. 럭키비스트가 자기 맡은 일은 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유능하다고 전제한다면 그 정도는 고려할 수 있다. 가끔 흉작이 들거나 하는 변수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일단 작중 시점에선 다행히 그런 걸로 고생한 적은 없었던 것 같고.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세 번째 의문. 공급은 그렇다 치고,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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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잠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옛 이론을 꺼내와보겠다. 19세기 산업혁명 시기 영국의 성공회 신부였던 토마스 멜서스(Thomas Malthus) 는 다음과 같은 이론을 제기한 적 있다. 바로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라는 것이다. 토지를 추가로 개간해봤자 단위면적당 생산되는 작물의 양은 평균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니 식량생산은 직선그래프를 그리지만 (위의 주황색 선), 인구의 경우 현재 존재하는 인구수가 많을수록 후세에 태어나는 아기도 많아지는 구조라 지수함수 그래프를 그리게 된다 (위의 초록색 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필연적으로 식량수요(인구)가 식량공급을 추월하게 되고, 식량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게 바로 먹물깨나 먹어본 케갤럼들이라면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인구론(Principle of Population) 이다.


 이 이론이 유명한 이유는 저 필연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인 인구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면 다름아닌 전쟁, 질병, 기근이다. 이러한 끔찍한 방법들을 통해 현행 인구수를 계속해서 떨어뜨려야만 인류가 식량난을 겪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멜서스는 주장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새끼는 저소득층을 일부러 불결하고 척박한 곳으로 몰아 죽여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라가 아니고 진짜로 ㅋㅋㅋ 그래서 당대에도 많이 까였음.


 근데 위에서 내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옛 이론"이라고 말했지? 이 인구론은 나온지 몇십년도 안 되어서 박살난다. 왜냐면 기술 혁신이라는 근대 이후엔 아주 당연한 개념을 배제해버렸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식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좋은 비료, 더 좋은 종자를 사용하면 고작 한 세대 만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확량을 거둘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프리츠 하버가 화학비료를 개발한 시점에서 멜서스 트랩은 박살났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왜 내가 이런 고리타분한 이론을 이제와서 다시 꺼내드느냐... 그건 멜서스 트랩을 깬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기술 혁신을 자파리 파크에서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프렌즈 이 빡대가리들이 화학비료를 합성해낼 것 같지는 않잖아? 게다가 인간이 이미 버리고 떠난 만큼 외부로부터의 기술/자원 유입도 없다. 즉 이 섬의 식량은 애초에 일정 이상으로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멜서스의 인구론은 다시금 생명력을 갖는다. 왜냐면 프렌즈들은 실제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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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에 등장한 미라이상의 말이다. 뭐 츠치노코같은 애들은 숨어있다 합류 못한 것 같지만, 그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곤 나머지는 다 거대 세룰리안 출현 때 배 타고 미라이상이랑 함께 섬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들이 떠난 시점에서 섬에 남아있는 프렌즈의 숫자는 사실상 제로였다는 것이다. 거대 세룰리안은 샌드스타로우가 필터에 막히고 먹어치울 프렌즈도 없으니 자연소멸 했을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인구수가 제로에 가까웠던 자파리 파크가, 가방이 태어났을 때 즈음에는 (객관적으로 아주 많다고는 볼 수 없어도) 나름 지역별로 작은 사회를 형성할 정도로 프렌즈 인구수가 늘어나 있었다. 이는 알다시피 샌드스타가 생물 그 자체가 아니라 생물이었던 것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 섬 여기저기에 있는 동물 + 프렌즈가 떨어뜨리고 간 털이나 기타 흔적들에 샌드스타가 반응했기에 프렌즈가 탄생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인간이 버리고 간 뒤에도 지금의 인구수까지 회복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회복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그렇게 오래되었던 것 같지도 않다. 근거는 가방의 모자다. 만약 미라이가 떠난 후부터 몇십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면 모자가 굉장히 더럽고 해져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으니까. 아마 길어야 10년? 정도의 시간 안에 이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별다른 외부 개입이 없다면 이러한 인구수 증가는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될 전망이다. 왜냐면 (가방과 서벌의 케이스에서도 보이듯) 동종의 프렌즈는 좀 희귀하긴 해도 존재할 수 있는 모양이고, 그렇다면 샌드스타가 분출될 때마다 어디선가는 새로운 프렌즈가 탄생할 것이니까. 수명 문제 역시도, 샌드스타가 화석 같은 시체에도 반응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번 프렌즈화한 생물은 죽거나 먹히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프렌즈화된다고 보아야 마땅하다. 즉 이 섬의 인구는 늘면 늘었지 결코 줄어들지 않는 구조라는 거다.


 인구는 늘어나고, 식량생산은 고정, 기술혁신은 없음... 늘어놓고 보니 멜서스 트랩이 작동하기 딱 좋은 구조 아닌가? 멜서스의 이론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섬은 반드시 "인구를 줄이는"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식량난으로 고생중일 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그 수단을 알고 있다. 바로 세룰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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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룰리안을 이용한 인구수 조절의 원칙은 간단하다. 샌드스타가 분화하는 만큼 어디서는 샌드스타-로우도 분화한다. 그리고 이는 (미라이의 가설이 맞다면) 섬에 존재하는 무기물 내지는 금속과 반응해 세룰리안이 되고, 근처에 돌아다니는 프렌즈를 포식해 일반 동물로 되돌린다. 이러한 관계는 마치 육식동물-초식동물의 그것과 유사하다. 세룰리안(육식동물)의 존재가 프렌즈(초식동물)의 숫자가 도를 넘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세룰리안의 개체수 역시 세룰리안 헌터들의 활약으로 인해 통제되므로, 자파리 파크라는 이름의 닫힌 생태계는 무너지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즉 세룰리안과 프렌즈는 서로 적대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훌륭하게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마치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중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마냥 프렌즈 잡아먹는 나쁜놈처럼 보이는 세룰리안은 사실 자파리 파크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는 존재다 라는 것이 이 글의 일차적 결론이지만...


 여기서 끝낼 거였으면 이 글에 [음모론] 태그 따위는 붙이지도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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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에서 미라이상은 "파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쯤은 관람차를 타고 싶었다" 라는 기록을 남긴다. 만약 파크 직원들이 거대 세룰리안을 퇴치하지 못하고 쫓기듯이 섬을 빠져나간 거였다면 이런 기록을 남길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탈출하는 데에만 급급했을 테니. 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갓간이 포함된 파티가 프렌즈도 퇴치한 거대 세룰리안을 물리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어렵고 말이다. 즉 미라이를 비롯한 파크 직원들은 사방신을 제대로 배치하고, 샌드스타-로우의 분화도 제대로 막고 거대 세룰리안도 퇴치한 뒤에야 섬을 나갔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 왜 기껏 안전하게 만들어놓고 나갔는지는 의문이 있지만, 뭐 거대 세룰리안 같은게 한번 나와서 깽판을 친 이상 동물원으로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걸수도 있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미라이상이 사방신을 제대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사방신 배치가 세룰리안 토벌의 전제조건으로 묘사되는 이상 이는 당연하다. 그런데 작중 시점에서 사방신은 어쩐 이유에서인지 흐트러져 있었다.


 대체 왜? 배치를 어설프게 했나? 근데 섬을 끔찍히 아끼는 파크 직원들이 그런 실수를 할까? 이후 세룰리안이 발생할 확률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절대 흐트러지지 않게 배치하지 않았을까?


 나는 여기서 한 가지 과감한 가설을 던진다. 바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사방신의 배치를 흐뜨러뜨려 놓았다는 것" 이다. 즉 일부러 제대로 묻어놓은 사방신을 파내어 조금 어긋나게 배치해 필터에 구멍을 뚫어놓은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룰리안이 자연 생성되게 하기 위해.


 대체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묻는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세룰리안의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떠올리라고 말해주겠다. 즉 사방신을 재배치한 인물은 프렌즈가 멜서스 트랩에 갇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인구 조절책"인 세룰리안을 만들어낸 것이다. 세룰리안이 존재함으로써 다소의 피해는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파크의 생태계 자체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렌즈의 인구가 폭증해 서로 한정된 자파리만쥬를 두고 다투다가 증오 속에서 공멸하는 결말만은 막아야 하니까.


 그럼 대체 누가 그랬을까? 일단 인간은 아니다. 인간이 그런 가능성을 생각했다면 세룰리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좋은 해결책을 도입할 수 있었을 테니까. 예를 들면 식량 생산을 더 늘린다든지 하는 방법 말이다. 아니, 그걸 떠나서 애초에 그 정도로 파크의 미래에 대해 깊이 안배할 정도라면 가끔씩이라도 섬에 돌아와 관리를 해주었을 거다. 그런데 섬의 프렌즈들은 아무도 인간에 대해 몰랐으니, 일단 인간이 그런 건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달리 누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이전에, 관점을 좀 달리해서 생각해보자. 범인이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이런 음모를 성립시키기 위해선 무엇무엇이 필요한가? 이런 시각에서 접근하면 크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멜서스 트랩의 존재를 알고 그것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할 것.

 두 번째. 사방신의 존재 및 세룰리안이 샌드스타-로우가 무기물에 반응해서 탄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

 세 번째. 자신들의 공작을 섬 전체에 은폐하고, 더 나아가 비밀이 밝혀지지 않도록 프렌즈들을 통제할 만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을 것.


 그리고 이 모든 조건에 해당하는 인물이 이 섬에는 딱 하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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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노하와 미미. 통칭 박사와 조수. 이 둘은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을 유일하게 모두 만족한다.


 우선 똑똑하다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7화에서 워낙 허당스러운 면모를 보여줘서 자주 잊혀지곤 하지만, 박사와 조수는 섬에서 가장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프렌즈에게 조언을 해주는 존재다. 이들의 지능은 분명 프렌즈 중에서는 높은 편이며,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할 정도는 된다.

 물론 이들이 암만 똑똑해도 멜서스에 대해 알 수는 없었을 것이다. 둘은 글을 읽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 둘은 자연의 동물이 샌드스타를 받아 태어난 존재고, 따라서 멜서스 트랩이라는 엄밀한 이론적 배경은 몰라도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선 각 계층의 인구수가 적절히 조절되어야 한다" 라는 사실은 자연적으로 체득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참고로 현실의 코끼리도 비슷한 행동 (일부러 식물 일부를 먹어치우지 않고 남겨두어 해당 지역이 불모지가 되지 않게 관리함) 을 한다. 프렌즈화되어서 동물일 때보다 똑똑해진 박사/조수가 비슷한 원리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 번째로, 이들은 사방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또한 "샌드스타가 동물 혹은 동물이었던 것에 반응해서 태어나는 것이 프렌즈" 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작중 묘사는 없지만 세룰리안이 샌드스타-로우와 무기물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방신의 역할이 샌드스타-로우를 필터링하는 거니까, 사방신을 알고 있다면 당연히 샌드스타-로우의 역할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세 번째로, 박사와 조수는 섬의 우두머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른 프렌즈에 비해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박사/조수 자신들의 대사 및 12화의 유명한 OP 연출에서 그들을 중심으로 동물들이 출현한다는 사실에서도 증명된다. 댕청한 서벌조차도 "모르는 게 있으면 일단 도서관"이라고 할 정도니 이들이 섬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무언가를 은밀히 꾸미기도 쉬웠을 것이다.


 좀 더 파고들어가볼까? 위에서 박사와 조수는 세룰리안의 탄생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이 가설을 받아들인다면 꽤 재미있는 묘사가 있다. 바로 11화의 전투기 잔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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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투기는 가방/서벌 일행이 산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발견되었다. 즉 산에 파묻힌 "무기물/금속 잔해"라는 것이다.

 만약 박사와 조수가 세룰리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 이 잔해는 즉각 치워져 바다에 버려져 마땅한 물건이다. 왜냐면 행여 방치해뒀다가 샌드스타-로우가 닿기라도 하면 그 즉시 세룰리안으로 변해 프렌즈를 습격해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둘이 정말 적극적으로 세룰리안을 방지할 의지가 있었다면 그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해 프렌즈들을 동원하여 무기물을 파내 치우는 운동을 벌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째서? 혹시 저 무기물들이 세룰리안이 되기를 바랬기 때문에?


 물론 둘이 세룰리안의 비밀에 대해 몰랐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다음 설정이 설명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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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 은여우는 산이 신성한 곳이며 따라서 들어가기 위해선 박사/조수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단지 "신성하다" 라는 애매모호한 이유만으로 접근 불가 처분을 내리는 건 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뭐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정작 같은 화에서 아라이상과 페넥이 산을 올라야 한다고 말할 때는 "저들이라면 사방신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 쫓게 내버려두자" 라고 하며 허가해준다. 아니 갑자기 왜? 사방신을 찾고 싶은 거였으면 진작에 프렌즈들 풀어서 찾아냈으면 되는 것 아닌가? "신성한 곳"이라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통행을 제한한 주제에 사방신은 찾고 싶어하다니 행보가 좀 모순되지 않는가?


 이건 이렇게 보면 간단하다. 박사와 조수는 사방신을 찾고 싶어한다. 하지만 많은 대인원이 산에 오르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는 다수가 산을 오르면 곤란해지는 이유가 그들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란?

 지금까지 나온 사실들을 기반으로 유추하자면, 행여나 (낮은 확률이지만) 샌드스타-로우가 무기질과 결합해 세룰리안이 되는 광경을 프렌즈들에게 목격당하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적은 인원이라면 사후 다양한 방식으로 입막음이 가능하지만 여럿이서 올라가면 그게 힘들다. 게다가 인원이 많은 만큼 들킬 확률도 매우 높아지니, 당장 거대 세룰리안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악수다. 만약 세룰리안의 비밀이 밝혀져 무기물을 전부 파내버리자는 식으로 여론이 흘러간다면 박사-조수로서는 그걸 컨트롤할 명분이 없으니까. 너무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어라, 근데 위에서 얘들이 사방신을 흐뜨려뜨려놨다고 가정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이제와서 사방신을 찾는다는 걸까? 자기가 어긋나게 한 사방신 위치도 기억하지 못한단 말인가? 아무리 허당이라도 이 정도 음모를 꾸민 캐릭터가 그럴 수 있나?

 이건 이렇게 생각하면 설명이 된다. "박사와 조수가 위치를 어긋나게 해서 박긴 했는데, 이후 모종의 사유 (지진, 분화 등) 로 지형이 변화하면서 기존에 두었던 위치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고. 굉장히 우연적 요소에 기대는 설명 같지만, 놀랍게도 이 가정을 채택하면 몇 가지 위화감들이 완벽하게 해명된다.

 첫째, 어째서 박사는 지금껏 프렌즈들이 산에 오르는 걸 막고 있다가 작중 시점에 이르러서야 아라이/페넥에게 제한적으로 등산을 허용했는가? 이는 사방신이 추가적으로 더 흐트러진 것이 그들에게도 상정 외의 사태였기 때문이다. 조정을 하긴 해야겠는데 자신들은 새라서 땅굴을 파는 재주가 없고, 그렇다고 남에게 맡기자니 그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꼬리를 밟힐 가능성이 있다. 그런 와중에 아라이/페넥이 자진해서 산에 올라가 보물을 찾겠다고 나섰으니 얼씨구나 싶었을 것이다.

 둘째, 어째서 작중 시점에서야 거대 세룰리안이 출현했는가? 불곰 등의 묘사를 보면 지금까지 이만큼 강대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거대 세룰리안은 단순히 필요악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서 프렌즈 사회를 멸망시킬 수 있다. 이것은 박사 일행이 바라지 않는 사태이니 그 정도로 샌드스타-로우가 새지는 않게끔 필터의 규모를 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그 필터가 흐트러지고 그 위치를 자신들이 알 수 없다면? 산의 통행을 막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누군가를 산 위로 파견해서라도 사방신을 찾아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실제로 박사가 아라이/페넥을 보낸 직후 얼마 되지 않아 거대 세룰리안이 출현했다.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로운 타이밍이 아닌가?

 셋재, 어째서 가방을 섬에서 떠나보냈는가? 박사/조수가 요리를 사랑한다는 점, 그리고 불곰은 아무래도 가방에 비해선 요리를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오히려 가방이 떠나지 않게 적극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12.1화에서 보이듯 버스배(가칭)를 만드는 것을 주도했다. 이를 가방을 생각한 아름다운 우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게 아니라 필터의 올바른 위치를 알아버린 가방을 조용히 처분하기 위해 일부러 그녀를 내보낸 건 아닐까? 만약 그녀가 남아있다면 엔딩 이후 사방신을 다시 "적절하게" 흐뜨러뜨려 놓았을 때 그 꼬리를 밟힐 가능성이 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하필 맨 마지막에 섬을 떠난 인물이 하필 가방/서벌/아라이/페넥이라는 것도 굉장히 소름돋게 다가온다. 저 넷의 공통점은? 사방신이 올바르게 재배치되는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즉 저 넷이 떠난 시점에서 현재 섬 내에는 사방신의 제대로 된 위치를 아는 사람이 전무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위협요소가 완전히 제거되었다는 것, 과연 이것이 우연의 일치인가? 어쩌면 시청자들이 모르는 사이 모종의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다.



 결론을 내리자.

 자파리 파크 사회는 닫힌 생태계이며, 그대로 놔두었다간 언젠간 인구가 포화되어 분쟁으로 자멸하고 말 것이다. 그러한 결말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구수 조절책이 필요하다. 이 경우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세룰리안이다. 그들이 프렌즈의 숫자를 줄여주기 때문에 자파리 파크의 인구수는 항상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원리를 체득하고 있었던 프렌즈가 있었다. 그들은 남들보다 똑똑했고, 사방신에 대한 지식도 있었으며, 섬에 대한 영향력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세룰리안이 없으면 지금의 평화가 무너질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깨달았다. 그랬기에 그들은 일부러 사방신의 위치를 흐뜨러뜨리고, 산에 쌓인 무기물들을 방치하고, 아무도 산을 오르지 못하게 적절한 구실을 내세워 통제했다. 프렌즈들은 어차피 댕청한 놈들뿐이기에 그들의 치밀한 조치를 의심하는 녀석은 없었다.

 그런데 예상 외의 사태 (아마 가방의 탄생원인이 되었을 샌드스타 분화) 가 일어나고, 필터의 구멍이 예상보다 더 커져버린데다 사방신의 위치도 찾을 수 없게 된다. 거대 세룰리안의 출현까지는 원치 않았던 그들은, 마침 찾아온 아라이/페넥을 장기말로 써서 사방신을 찾아내려 한다. 정작 서벌과 가방이 끼어서 필터를 완전히 복구시킨 건 예상외였지만 (보스 안에 저장된 미라이의 존재는 절대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큰 틀에서 계획은 잘 맞아떨어지고 거대 세룰리안은 퇴치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뒤, 그들은 필터가 정상화되었다는 사실 & 사방신의 올바른 위치를 알고 있는 네 명을 섬에서 제거한다. 물론 암살 같은 저급한 방식이 아니라, 다른 섬으로 모험을 떠나게 시킨다는 굉장히 세련되고 우아한 방식으로.

 이 모든 것을 뒤에서 배후조종한 프렌즈.

 지식과 무력, 영향력을 두루 갖춘 섬의 우두머리.

 범인(凡人)은 이해조차 할 수 없는 큰 그림을 그려온 그녀들의 이름은 바로...





 KONOHA "THE KASHIKOI" MIMI


진실은 오직 타츠키 감독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시발 다쓰니까 아침 7시네 ㅋㅋㅋ 빨리 자야지

 기린콘 환영한다.

출처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kemono&no=34045&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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