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전쟁에 불이 붙어서 갑자기 어린시절이 떠오르네요..
저희 부모님은 가난하셔서 신혼도 지하 셋방부터 시작하신 전형적인 흙수저였어요. 자식은 오빠랑 저 둘인데 오빠까지는 그래도 엄마가 집에서 부업을 하시면서 유치원을 보냈었는데 저까지 보내기엔 형편이 안되셨던거죠.. 그래서 저는 유치원을 못다녔습니다..
근데 어린시절의 그 흐릿한 기억에서도 오빠가 유치원에서 간식 받아오면 그거 먹으면서 엄마한테 "나도 유치원~" 하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지금 그거 생각하면 그시절에 엄마는 얼마나 맘이 아팠을까 괜히 죄송해져요..
저 어릴때는 맞벌이 하시는 가정이 흔하지 않았어요. 거의 어머님들은 집에서 아이들을 케어하셨죠. 근데 저희집은 가난해서 엄마가 저 6살 때부터 공장엘 다니셨어요. 집에 저 혼자두고.. 오빠랑 2살 터울이라 그나마 오빠가 학교 다녀오면 같이 있었죠..
하루는 집에서 혼자 만화영화 카세트 테잎 듣고 놀다가 나도 엄마가 회사 안갔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엄마의 하얀 화장대에다가 색연필로 "엄마 회사 다니지마" 써놓고 잊고있었는데 퇴근하고 오셨던 엄마가 그거 보시고는 "엄마 회사 안다니면 너 어떻게 키워~"하시면서 혼내셨어요.. 아마 속상해서 그러셨을꺼라 생각이 됩니다.
그러고는 며칠후인가 엄마가 저한테 "엄마가 미미의집(당시 가격이 2만원인가 했던 나름 비쌌던 여아들의 로망 장난감) 사줄테니까 할머니집 시골에 가 있을래?하셨어요..
그때 엄청 맘속으로 갈등했던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결국 가지는 않았습니다. 엄마랑 같이 있는다고 울면서 가기 싫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어렸음에도 그시절에 제가 맘먹었던게 '나는 커서 결혼하면 절대 회사 안다녀야지'였네요..지금도 저런 기억은 생각하면 항상 눈물이 글썽여지는 기억이에요..
근데 지금은 맞벌이를 안할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고..
애들 가르치는걸로 이런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대통령 한다고 나오고..
시대가 참 발전하고 좋아졌는데, 저의 어린시절처럼 소외받는 계층의 아이들이 생기지 않게 서민을 살펴주시는분이 꼭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립 유치원이 더 강화되면 지금도 국제유치원이다 영어유치원이다 해서 어릴때부터 부모 능력에 따라 유치원 등급 매겨지는 그런 느낌이 강한대, 그게 더 심화되지 않을까요?
어린아이들은 그저 걱정없이 뛰놀며 차별없이 누구나 똑같이 밝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정말..
마무리를 어케하지;;
그시절 우리 엄마.. 어린 딸 집에 혼자두고 생계를 위해서 나가서 일하시느라 너무 수고하셨어요.. 우리 진짜 고생 많았다..토닥토닥..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