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도시락값을 내지 못했던 한 청년이 고교 졸업 후 취업해 4년 만에 도시락값을 갚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2일 경기 하남시에서 도시락가게를 운영하는 유금자씨(52·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찾아와 겸연쩍은 표정으로 12만원이 든 흰 봉투를 내밀고 돌아갔다는 것. 이 청년은 유씨에게 “4년 전 남한중학교에 다닐 때 배달시켜 먹던 도시락값을 가지고 왔다”며 “그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도시락값을 갚지 못하고 졸업했는데 올해 고교를 졸업하고 취업해 월급을 받아 이제야 도시락값을 갚으러 왔다”고 했다. 유씨는 “청년의 마음만 받겠다”며 봉투 받기를 한사코 거부했으나 청년은 “비록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받아주셔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기어코 돈봉투를 놓고 돌아갔다. 유씨는 “4~5년 전에는 학교에 급식소가 없어 2,000원 하는 도시락을 배달시켜 먹던 학생들이 많았다”며 “대부분 가난한 학생이다 보니 도시락값을 내지 못해 한해 5백만원 이상을 떼이곤 했다”고 당시의 기억을 되살렸다. 유씨는 “이제 갓 취직해 월급을 받으면 얼마나 받겠느냐”며 “잊고 있었던 도시락값을 놓고 간 청년의 마음이 너무나 아름다워 코끝이 찡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편으론 그 청년이 지난 4년 동안 도시락값을 갚지 못한 것을 가슴 한쪽에 묻어두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런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아직은 살 만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하남시 신장동 신장시장 근처에서 도시락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씨는 지난 1992년부터 노인 등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시락 배달봉사를 해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매주 일요일 시청공원에서 노인과 노숙자들에게 도시락을 무료제공하고 있다. 〈경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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