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둘 다 고액연봉자에 해당한다. 내고 있는 세금이 일년에 천만원이 더 넘고. 노무현 대통령의 계획대로라면 우리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훨씬 더 늘어나겠지.
미국이라면 우리 정도 연봉에 3-4000만원은 거뜬히 넘을 거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얼마 안 되는 편이고 2배 3배 올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고수입자영업자들의 탈세가 근본적으로 차단되는 시스템만 갖추면 억울할 일도 없다.
내가 낸 세금으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삶이 조금 더 윤택해진다면야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닌가. 그렇게 세금을 내고도 남는 돈이 훨씬 많으니까 말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세금폭탄으로 흥분하고 있는 댓글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은 지금 얼마만큼의 세금을 내고 있을까. 통계적으로 보면 세금 내는 사람 얼마 없다는데.
우리 같은 사람에게 세금폭탄(아직 다른 나라에 비하면 솜방망이이겠지만) 때릴수록 자기들에게 좋을텐데. 설령 중산층에서 약간 더 내어도 그게 나중에 더 크게 자기에게 돌아오는 게 아닐까.
선거결과… 그러리라 예상은 했지만 마음 아팠다.
서울시에 돈 많단다. 15조나 되는 예산이 있단다. 그 돈을 보도블록 뜯어고치느라 해마다 1500억씩 쓰는 일 없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겠다고 했다. 교육에 보육에.
그래도 싫단다.
잘사는 강남에서 걷은 10배나 되는 세금으로 강남만 더 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 수입이 적은 강북에도 나누겠다고 했다.
강북은 그 돈은 별거 아니란다.
그렇게 그들은 화답했다.
그게 마음이 아프다.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 이제서야 찾아 누리게 하겠다는 것을 매몰차게 거절한 그들이 여전히 어두운 곳에 방치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선거 끝나고 우리 부부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랬다.
“아무튼 우리는 세금 굳었네. 적어도 일년에 천만원은 더 번 셈이지 뭘.”
ⓒ 좋은날 ------------------------------------------------------------------------ 펀 글에 전부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한번 생각해볼만하다 싶어서...^^ 요새 오유에 '조삼모사' 유머가 유행인데, 세상이 조삼모사같은 점도 보이고 ㅎㅎㅎ
우리 국민들이 세금에 관해서는 단순히 내 지갑 축낸다는 인식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 자리잡은 '내가 낸 세금이 정말로 공익을 위해 사용된다'라는 확신을 가져볼 기회가 적어서 아마 '아깝다'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지않나 싶기도 합니다. 정부의 우선 책임이겠지만, 정부는 그러한 노력을 얼마나 보였고, 또 잘한 게 있다면 얼마나 그것을 국민에게 알렸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고, 국민은 또 그 노력에 지지해주는 분위기가 생긴다면...하는 아쉬움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