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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보는 해군 군생활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69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yuyo
추천 : 3
조회수 : 115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4/14 17:15:57
제가 육군이나 공군 해병대 등 다른 곳의 생활을 잘 모르는 것처럼 해군에 대해서 생소한 분들과 이야기 하기위한 해군 썰
친구들 중에서는 해군 출신 친구가 없어서 전반적으로는 이야기가 통하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더라구요
약 10년전 일이므로 지금과 차이가 있을수도 있다는 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당
 
1. 훈련소 및 후반기교육
 
 해군 훈련소는 7주였어요. 그 중 1주일은 수영만 하는 주가 있었구요ㅋㅋ 해군도 훈련소에서는 유격 화생방 목봉체조 수류탄투척 사격등을 합니다!
재미밌는 일은 훈련소에서 처음 헌혈을 하면서 제가 O형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구요.
평생을 A형으로 알고 살았는데 휴가나와서 처음 했던 일이 병원가서 혈액형검사했습니다. O형이 맞았어요. 혈액형별 성격은 구라였습니다.
A형을 보면서 맞아맞아 그랬으니까요 ㅋㅋㅋ
다른 부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해군의 경우는 훈련소 훈육교관들이 모두 부사관이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훈련소 교관으로 뽑히기는 힘들지만
뽑히고 나서 교관으로 구르다보면 진급이 빠르다고 하더라구요. 함정근무 하는 것보다 빠른 듯 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7주 훈련이 끝나면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되는데 그곳에서 가장 웃기고도 황당했던 점이 있습니다.
후반기 교육받는 우리 이병들은 px 이용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건 상관없는데 담배를 사고싶던 우리들은 거기 있는 실무병들과 거래를 합니다. 실무병들에게 만원을 주면 지들이 한갑 가져가고 우리에게 3갑을 줍니다ㅋㅋㅋㅋ수수료가 거의 사채급 ㅋㅋ 모든 후반기 교육장에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런게 있었습니다.
 
2. 함정근무
 
 해군을 왔으면 배를 타야지! 라는 철없는 생각으로 배타겠다고 지원했습니다. 큰 배는 힘들 것 같아서 작은 배인 참수리로 결정했는데
연평해전이 일어났던 그 지역의 참수리로 배정을 받습니다. 저 멀리 커다란 판때기에 빨간색 글씨가 뭐라 써있는데 보나마나 뭐 적화통일 아니면 김일성만세 이런거겠죠 ㅋㅋ 북한 고속정이 뜨면 우리도 따라서 갑니다.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형식은 아니고 측면을 마주보고 경계하는 식으로 쭉 가다가
돌아갑니다 보통. 사실 북한 고속정보다 더 우리를 귀찮게 만들었던 놈들은 중국 어선입니다. 꽃게잡는다고 새벽이고 낮이고 기어들어와서
그거때문에 수시로 나가곤 했습니다.
 근무가 힘든만큼 쓸데없는 똥군기는 거의 없었지만 고립된 생활을 하고 바다에서 생활하다보니 위험한 일이 종종 있어서 달래주기도 하고
엄청 혼내기도 하면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3. 육상으로 오다
 
 너무 힘들었어요. 참수리의 경우는 샤워시설도 없고 취사병도 따로없고 이등병부터 뽑아서 밥을 만들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밥하고 설거지하고 점심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출동나가면 라면이라도 끓여서 먹이고..  해군의 경우 전역때까지 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당시 참수리 병사들중에 두세명 빼고는 상병 전후로 육상으로 발령이 납니다. 저도 육상으로 내려서 눈치우고 풀깎다가 당번병 비슷한 일을 하면서
나름 꿀빨았습니다. 주업무는 아침 신문 배달, 손님오시면 커피타드리기 ㅋㅋㅋㅋ 팩스 복사 건물시설점검 등등 어찌보면 잡병이네요.
 한 가지 단점은 할일도 없고, 배타다가 내린 상병이상 병장들이 깔려있어서, 이병은 말할 것도 없고 상병으로 와서도 한동안은 약간의 똥군기라는 것을
당해봤습니다. 그래봤자 뭐 구타나 가혹행위는 없었지만 짝대기 3개 달고 각잡고 앉아있었죠.
 
4. 전역
 똥군기가 심한 곳의 장점은 반대로 내가 꼭대기로 올라갔을 때 편한 것이라고 할까요.
밑에 후임들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으니 편합니다 ㅋㅋ 군대 인트라넷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름 재밌는 것들 많아요.
특히 공군 인트라넷은 이쁜 부사관 누나가 글도 올리고 뭔가 아무튼 재밌던 기억이 나요 ㅋㅋㅋ 그렇게 전역날짜 세면서 부대내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보고 살다보니 어느덧 전역입니다. 전역날 동기들하고 나와서 밥먹고 각자 고향앞으로ㅠㅠ
 
 
 참고로 2차 연평해전 당시 피해를 입었던 배를 부대내에 전시해둬서 본적이 있고, 또 부사관 분들에게 들었는데요.
참수리에는 20미리 포 두개랑 40미리 포 한개가 있어요. 연평해전 당시에 전사자 분들을 보면
맨 꼭대기에서 지휘하는 정장, 조타실에서 정장의 지휘에 따라 운전하는 조타장, 그리고 20미리포 2개 40미리 포 1개 안에 타고있던
병기과 부사관분들이 포함되어 계시거든요. 이것을 보면 제대로 노리고 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섬뜩했습니다.
더 마음아팠던 것은 그쪽 세계도 근무하는 배는 다르지만 다 선후배이고 알고 지내던 사이이다보니 실제 전사자 분들 지인이 있었다는 점이에요.
 
예전 기억이 나서 한 번 써본건데 엄청 길어졌네요
원래 군대 이야기하다보면 밤새는줄 모르잖아요 더 길어지기 전에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출처 나의 이십대 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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