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보니 똥이었다.
비좁아 터진 주인새끼 창자 속에서 어디서 왔는지 ,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체 있었다.
응축되고, 단단해져만 갔다.
그러다 갑자기 폭음과 함께 쏟아져 나왔다.
새햐얀 변기 안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졌다.
춥고,
서럽다.
날 낳은 인간새끼는 더러운 표정을 지으며 달아났다.
똥,
이름이 똥이라니,
얼마나 더러웠으면 더럽다 할 때 'ㄷ'이 이중으로 있다.
또 또 똥.
그래 나는 똥이다.
단물 다 빨아먹고 남겨진, 더러운 존재.
나는 그래도 자살하지 않는다.
내 존재를 다 바쳐 온몸으로 새싹을 틔우기 전까지는 완전히 없어 지지도 않는다.
똥 더럽다고 무시하지마라.
너는 타인의 생명을 위해 온몸으로 자신을 남김없이 바친적이 언제 한번이라도 있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