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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내일
게시물ID : humorbest_1333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33
조회수 : 2206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1/10 22:42: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6/11/09 23: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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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정말 오실 줄은 몰랐네요.


대통령님께서 이런 누추한 곳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실테니


들어오시면 됩니다.


예예.


아 둘만 있어야 합니다.


이건 큰 비밀이 담긴 이야기니까요.


아. 돈은 괜찮습니다.


그냥 대통령님이 오셨다는 것 만으로 만족합니다 저는.


하하 정말 필요 없습니다.


돈은 어차피 의미가 없거든요.



그래서 보고 싶으신 것은 무엇인가요?


마지막인가요?


아님 눈 앞의 이야기인가요?


어떤 시간을 듣고 싶으신가요?



뭐 전부 다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을 위한 서비스로 치죠.


어차피 당신이 이 곳에 다시 올 일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유명해지겠죠 하하.



눈 앞의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음…


흐릿하군요.


아.


이제야 좀 보입니다.



환하게 웃고 있으시네요.


참 기분이 좋아보이십니다. 하하.


당신은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도 박수를 치고 있군요.


숫자가 보입니다.


60퍼센트.


이번 대선도 걱정 없을 것 같네요.


이제 4번째 당선은 확실한 것 아닐까요.


하하.


15년이라.


대단하시군요.


이제 20년이 될 예정입니다만.



이제 좀 먼 미래를 바라볼까요.


당신은 흰머리가 살짝 보입니다.


이번에도 당신은 웃고 계십니다.



몇번째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그때도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군요.



대단합니다.


이번엔 99퍼입니다.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당신에게 표를 던진 것이군요!


이야.


그때까지 저도 있다면 좋을텐데요.



마지막을 보겠습니다.


당신은 웃고 계십니다.


편하게 누워서 말이죠.


붉은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네요.



수많은 보화들과 최고급 옷을 입고


마치 잠에 드는 듯 아름다운 마지막을 보내게 됩니다.



이야.


일생이 행복하게 끝나시는 군요.


이런 사람은 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참 부럽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끝을 맞이 할 수 있으시다니.



가시려구요?


하하.


문이 잠겨 있네요.


이런..


이거 어쩌죠.



조금만 기다려 볼까요?


아직 못한 이야기가 있거든요.



바로 내일의 이야기입니다.


내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있거든요.



내일 당신은 총을 들고 있습니다.


아니 당신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무슨 일인지 대충 아시나 보네요.


내일 있을 집회 말입니다.


드디어 총을 잡으시는 군요.



참 용한 것 같다구요?


아휴 아닙니다.


저는 내일은 못보거든요.


반푼입니다.


내일도 못보는 점쟁이라니.



네?


어떻게 내일의 이야기를 알았냐구요?


저는 내일을 제외한 인상적인 미래와 인생의 마지막을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마지막이라는 것은 참 특수한거라.


내일 죽는 사람의 마지막은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보일 것 같습니까?



내일만 보입니다.


그 사람에게 남은 마지막 그 하루만 보인다는 겁니다.


선명하게.



길 건너 빵집 친절한 아저씨도.


저기 산 넘어 언제나 외상 해주시는 구멍가게 할머니네 딸도


여기에 들어오실 때 카운터를 봐줬던 그 아이도.



전부 하루만 보이더군요.


내일. 말입니다.



사랑하는 제 아내도.


작은 제 딸도.


하나뿐인 제 친 형도.


존경하는 제 어머니도.


오늘 집에서 나올 때 만났는데.


전부 하루만 보이더군요.


내일.



모두의 마지막이 내일일줄 제가 알았겠습니까?


누가 한 것인지는.


참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게 내일일 줄은 몰랐습니다.



어떻게 됬냐구요?



전부 붉게.


찢어지고 범해지고 뭉게지고.


당신이 마지막에 행복하게 누워있던 그 침대와 같이


새빨간 색으로.


아주 새빨갛게 새빨갛게.



하하하.



참.


오늘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야기가 잘 흘러간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가게를 연 당일에 이런 거물이 오시다니.


역시 돈은 이럴 때 쓰는거죠.


뭐 여튼.



아. 한가지 까 먹고 안 말한게 있어요.


그 마지막,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제 예언 말입니다만.


그거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을 아는 사람은 마지막을 바꿀 수 있더군요.


무슨 소리냐구요?



흠..



과일 드실래요?


제가 칼질을 잘합니다.


아이고.


카운터 보는 애가 아직 좀 어려서 일을 잘 못하나 봅니다.


깎을 과일은 안줬네.


잠깐 한마디 하고 오겠습니다.



어라.


아직도 문이 안열리는 군요.



여긴 전화도 안되는데..


이러면 어떻게 연락도 안되겠네요.



아아.


소리 칠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 방음이거든요.


역시 비밀보장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문도 3중 철문이라 부숴지지도 않을 것이고..



창문도 없고…





무슨 소리냐구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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