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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맥락
게시물ID : phil_133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임오유
추천 : 0
조회수 : 4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05 13:32:10
배트맨에서 조커는 '원래 미친놈'으로 나옴.

그런데 멀쩡하게 살아보려다 안되어서 '아 그럼 포기 하지 뭐 니네들은 구제불능이야' 이렇게 되는 악인도 있지 않을까?

가령, 삼풍 백화점이 무너져 아버지를 잃은 소년이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씨랜드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아이를 키우다가 결국 세월호에서 그 마저 잃는 경우나....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이런 사례가 사고의 형태가 아니래도 문화적으로 일상 속에는 많이 숨어 있을 거 같음. 울산 포항에서는 허구헌날 산재거든. 그때마다 좀 고지식한 넘이 작업 제지하고 현장 점검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아 절마 와 까칠하게 나오노'" 라고 투덜거리겠지. 하지만 누군가의 죽음과 같은 결정적인 사건이 있거나 없거나 사실 같은 상황인 거임.

그걸 자각하고 살다간 아마 이 세상에 대해서 환멸 같은게 느껴질 거 같거든. 

바꾸고 고쳐보자고 나같은 희생자 만들지 말자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음. 그러다가 빡 도는 사건(대체로 아이와 같이 세상에서 가장 약한 이의 피해)을 계기로 하여 그는 소위 말하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악인으로 거듭남. 장기 결석 아동들에 대한 조사 결과 같은 게 그런 게 될 거임. 그럼 멀쩡하게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너희들이 이들을 죽였다'고 말하는 거임.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 입장에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겠지.

그럼 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없던 수퍼 영웅이 나타나 이 악인을 퇴치함. 수퍼 영웅 입장에서 악인의 디테일한 하소연은 일단 뭔 소린지 잘 모르겠고, 위협이 될거 같으니까 ... 본질적으로 수퍼영웅들은 사회 구조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며 체제 비판적이지 않음. 

멀쩡하게 살아보려다가 빡도는 문제....가 피디수첩에도 나오던데 우리나라에서는 상가의 소유권과 영업권의 충돌 문제가 대표적인 거 같음.
대부분의 서울 상가는 상가 임대차 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었고 임대료의 상한선이 없었다는...3억들여 인테리어 했는데 몇달있다가 상가가 뜨니까 주인이 매매차 이익을 위해 상가 넘김. 그럼 인테리어 한 임대인을 다음 상가 주인이 쫒아냄 .주인이 그 인테리어 날로 먹어버리는 경우도 있음. 
이 문제의 원인은 사실,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되는 현상'이기도 함. 저금리가 상가에 투자하게 만들고 은행 돈 빌려 계속 확장해 나가기 때문. 

몇번 이런 일 당하면 어지간한 부처급 내공이 아니고선 악인이 되지 않고는 못배길 거 같던데. 고쳐보자고 입법청원도 하겠지...
근데 입법하는 이가 건물주들인데 뭘. 이게 권리가 균형이 잡힐 리가 있나?

박하사탕에 나오는 장면인 "나 돌아갈래" 라고 말하는 건 대책이 없다고 봄. 과거로 돌아가면 현재로 다시 안올 거 같나?
돌아가서 역사에 대한 개입을 한들 현재를 바꿀 수 있을까? 며칠전 드라마 시그널에 20년 지났으니까 무너가 바뀐게 있지 않냐고 말하는 장면이 있던데...그럴 리가 있나.

빡 돌아버린 한 사람이 역사를 바꾸려하다 지쳐 "너희는 살 가치가 없다" 라고 생각한다면,(역으로 나는 이 세상에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리고 우리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람을 위해 만일 신이 초능력을 부여한다면....좀 색다른 마블 코믹스 같은 이야기가 될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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