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양파(주한나)의 '여혐민국'을 읽어보았다.
게시물ID : sisa_9021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태양
추천 : 3
조회수 : 445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4/21 19:52:06
옵션
  • 창작글
이 여자의 글을 처음 본 건 허핑턴포스트를 통해서였다. 그 사이트에 양파가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을 읽었는데 굉장히 불쾌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런 메갈리안이 책을 출판했고, 도대체 메갈리안들은 무슨 생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걸까?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겠다. 
'여혐민국'이라는 이 책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통해 공포를 조장하여 해당 글의 주요 독자인 여성들을 선동하는 글에 불과하다. 나찌적이고 파시즘적인 선동서라고 할 수 있겠다. 
선택하는 언어들 거의 대부분이 죽음의 위기, 공포, 남성에 대한 피해망상적 견해, 서양남들에 대한 찬양, 한국 남성들에 대한 비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깨시민이고, 페미니즘 전사이며, 메갈은 여혐에 대항하는 최전선으로 묘사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전개하는 논리는 장황하면서 일관성이 떨어진다. 주로 감정에 호소한다.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에 대해 이해한다. 나도 여동생이 있으며 초식남인지라 여동생과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여동생이 가진 남성에 대한 두려움 역시 공감하고 이해한다. 이 땅에 여성들이 받았던 많은 차별들 역시 인정한다.  
하지만 메갈의 논리는 이해가 불가능이다. 양파는 대한민국이 자신이 살았다는 남아공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공포의 도시로 인식한다. 양파의 묘사만 보자면 서울은 무슨 고담 시티를 방불케 한다. 심지어 양파의 주거주지는 영국 런던이며 오래전에 이민을 가서 한국에 잘 오지도 않는다. 
난 양파가 어째서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 걸까 고민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퍼거슨경은 언제나 옳다. SNS가 문제다. 
아마도 양파란 여자는 한국사회에 대한 묘사를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SNS를 통해 접한 것 같다. 아니면 여성시대같은 여초 사이트나.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해 여초사이트의 왜곡된 간접경험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진실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승화한 듯 싶다.  
한국에서 주구장창 살아온 내 여동생도 메갈을 이해하지 못한다. 정신나간 것들 취급이고 대부분 평범한 여성들이 내 동생과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 별로 살지도 않은 여자가 메갈과 연대해야 한다느니, 그들이 쌍욕을 퍼부우니 공포심이 사라진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 걸보고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메갈이 사회악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 사회에 여혐이 존재하는 건 인정한다. 우리는 전근대적인 사회에서 탈피한지 107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전후 고도성장기의 독재를 거치면서 아직까지 경직된 사회상을 가지고 있다. 분명 변화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며, 대선후보들은 페미니즘을 부르짖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성평등지수가 미국과 북유럽 국가들을 빼면 최상위인 10위이고(일본보다 높다), 세계에 여성부가 존재하는 단 2개 밖에 없는 나라이며, 여성전용 주차장, 여성전용칸, 여성전용도서관 등등 여성우대 정책에 적극적이고, 국회의원 비례대표 여성 쿼터가 존재하며, 군 복무역시 시민의 의무지만 여성에 대한 배려로 여성은 병역의 의무를 면제할 정도로 여성권익신장에 노력하는 나라라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인구가 전체 7%뿐이라고 한다. 
 대세는 이퀄리즘 혹은 이갈리아레이즘으로 대표되는 성평등주의다. 여성이 페미니즘과 같은 여성우월주의로 무장하고 극렬투쟁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간 것이다. 오히려 남자들은 역차별을 걱정해야 하고 여초의 시대에 설자리를 잃어가는 게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시대를 역행하는 페미니즘을 들고 온 양파의 의도는 무엇일까? 
 그녀는 이방인이다. 이 사회에 아무런 권리와 의무도 없는 외부자다. 그런 여자가 '여혐민국'이라는 갖잖은 책을 출판하여 한국 남자들은 폭력적이고 성에 미친 망나니고, 서양 남자들은 여성을 존중하고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대우해주는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묘사하는 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혐오를 조장하는 이런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