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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여성할당제, 지지철회, 그리고 여기는 오유.
게시물ID : sisa_9027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83369
추천 : 13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22 03:22:31
저는 여성입니다.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장애인, 기초수급자 등) 규정짓는 사회가 싫습니다. 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요 근래 남혐을 조장하던 모 사이트랑 비슷하게 이 문제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습니다. 



제 동생은 어학연수까지 다녀와 취준생으로 몇년째 있습니다. 더민주 경선때 이재명을 찍었다길래 왜냐고 물으니 남윤인순이 문재인 캠프에 들어와서. 라고 딱 한마디 하더군요.  


 여성할당제의 수혜를 입는 쪽은 아니지만 동생이 처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도 그럴 수 있다 생각합니다.  
 최근 메갈이라든지 남혐 여혐의 문제를 줄기차게 떠올리는 세력자체를 혐오합니다. 어차피 세상엔 둘 중 하나인데 상생이 아니라 마치 한쪽의 몰락을 바라는것 같습니다. 소모적인 논쟁을 하면서요. 



 흡사 전쟁같아요. 이게 온라인상의 문제로만 그친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들(외국인노동자 포함) 대한 혐오나 범죄가 일어나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같습니다.



 살기 어려워졌다는 반증 아니겠습니까. 내 밥그릇을 뺏는 누군가라면 그 누군가가 사회적 약자일수록 더 치열하게 미워합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불신이 팽배해졌다는게 느껴집니다. 당장 내 밥그릇 뺏아도 이게 언젠가 내게 돌아올거란 사회적 신뢰, 합의가 있다면 수긍하는데 그게 없다는 반증 같아요. 



 우리나라가 살기좋은 나라가 되려면,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는 수준있는 대화조차 어렵고 그런 사회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당장에 제 입장에서 사회적 약자를 억압하자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아요. 양심이 있기 때문 아닙니까.  갈수록 어려워지는 세상에서 그 양심과 도덕조차 버리는 사회를 만드는건 결국 우리 자신입니다. 언젠가는 내가 꼭 사회적 약자가 될 수도 있는겁니다. 



정말 힘들게 지켜온 민주주의입니다. 웰빙 운운하던 시절에서 헬조선 얘기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왜 이렇게 세상이 시끄럽냐고 하자면 민주주의가 원래 소란스럽다고 할 수 밖에요. 
그런데 지난 9년동안은 제 할말 잘 못하고 입막고 귀막던 때 아니었나요?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면 그만큼 일하지 못하는 남자가 많은 것 아니냐, 라고 하는데 거꾸로 여성이 그만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남자도 이직준비를 하든 육아휴직을 하든 한 템포 쉬어가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왜 남자만 돈을 벌어와야 하는건가요? 기계도 아닌데. 


전형적인 n포세대로서 또 사회적인 결혼적령기로서 이런 문제들에 정통으로 직면합니다. 내 주변 친구들이 취업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고 저 또한 당장에 모아놓은 돈 없이 내가 포기해야할 것들만 가득하구나 싶은 암담한 심정입니다. 



그나마 최근에 희망을 쥐고 있는건 단 하나 정권교체입니다. 당장 어제 오늘 너무 힘들어서 다 때려치고 싶었습니다. 문재인 지지하다가 이따금, 내가 저 사람 지지한대서 뭐가 그렇게 바뀔까? 내 매출 더 오르는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울다보니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살기 힘든건 희망이 없어져서였던걸요. 



 촛불들고 이게 나라냐고 외치면서 말도 안되는 정권 끌어내린게 우립니다. 그렇게 힘들게 싸워와놓고 와해되는 건 적폐대상들이 간절히 바라는 바 아닐까요. 이렇게 정치에 관심끊고 넌더리 난다고 떠나는 것, 그래서 청년 투표율이 계속 낮았던거 아닌가요? 그래서 박그네도 당선됐던거고요.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을 뽑을거였으면 내 한표 심상정한테 주면 됩니다. 저는 여성할당제 때문에 문재인한테 주려는 거 아닙니다. 내 한표의 가치를 누가 제일 잘 써먹을지를 볼겁니다. 군게에서 화가 많이 나신 분들도 부디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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