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등한 시민들이 동등한 시민권을 가지는 이 근대 민주 시민 사회에서
정치란 것은 당신에게 소비하라고 주어지는 소비제가 아닙니다.
간혹 오유 시게에 글 쓰시는 분들을 보면,
정치와 정치인들을 무슨 일종의 소비제와 같이 여기고
자신은 그런 정치적 소비를 하는 소비자라고 착각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시민들의 합의를 통해서 중요한 국가 사회적 문제를 결정 짓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시민들은 그런 결정에 자신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한편,
그런 결정에서 자신이 표시한 정치적 의사에 대해서 책임 역시 존재하는 겁니다.
정치인들은 당신을 위한 정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도 아니거니와,
당신을 위해서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나, 노예, 도구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 사람 역시 우리와 동등한 이 사회의 시민으로써,
어느 누구든 피선출권을 가진다면 할 수 있는 시민들의 대표라는 업무를
다른 사회의 구성원들 보다 더 잘 수행할 것이라 판단해서
우리를 대표하고 있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그 사람들이 마치 우리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슈퍼적 영웅처럼 바라보고서 그것을 해내는지 못해내는지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대하고 평가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고,
당신을 위한 정치 서비스를 얼마나 더 잘 제공해주는지
"고객은 왕"의 입장에서 눈을 흘기며 판단하고 있을 것도 아니며,
또한 나와 완전히 동일하거나 유사한 가치와 정책들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당신에게 주어진 대표 선출권을 가벼이 해서도 안됩니다.
그러니 나는 단지 수동적으로 정치를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무엇이든 사회적으로 잘못되면 그것을 마치 나 이외의 사람들,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나,
또는 나와 똑같이 생각해주지 않는 다른 시민들이나 다른 정치인 지지자들이나
그렇게 남들의 탓을 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나 역시 그 사람들과 동등한 시민으로써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서 동등한 책임감을 느끼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나의 몫의 노력을 한다는 생각으로
민주적 의사 결정 활동에 제대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고,
그에 대해서도 나 역시 동등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정치 혐오론에 빠져서
모든 것은 정치인들 또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 탓을 하면서
정치에 무관심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나,
나와 맞는 사람 없으니 나는 의사 결정 활동에 너무 쉽게 참여하지 않는 것이나,
그렇게 행동할 것이야 말로 정말 민주 시민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그저 무책임한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보네요.
선출직 공무원을 선발하는 일은
시민들의 의견을 어느 누가 더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인지,
시민들의 대표로써 민주적 의견 수렴 활동을 누가 더 잘 수행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지,
슈퍼 영웅을 뽑거나 나만을 위한 서비스 종업원을 뽑는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여성 할당제로 많은 논란과 논의들이 오가고
자신의 정치적 의사 결정 활동의 향배를 그에 따라 결정 지으신 분들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
그것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비난해서도 안되고 또 강요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 분들이 그럼에도 상호 간에 설득을 하려 한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각 개개인에게 주어진 권리에 대한 책임과 책무를 한번 더 생각해 달라는 요청이라고 생각하고,
만약에 그것이 아니라 비난과 강요가 있었다면 그것은 그런 행동들이 잘못된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시민들의 대표를 선발하는 선거에서 자신의 표를 기권을 한다는 것은,
자신은 선출된 대표가 누구이든 그 사람이 된 것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의미인 동시에,
또한 자신의 선출권을 포기했음에도 선거를 통해서 잘못된 대표가 선출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에서는 분명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문재인이 당신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와 비전에 가깝거나 아주 적합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도 여전히 문재인을 지지하는 다른 시민들의 탓이 결단코 아니고,
또한 당신의 가치와 비전을 위해서 문재인을 설득해야 할 사람 역시
결단코 여전히 문재인 지지자인 다른 시민이 아닙니다.
그러니 문재인 지지자들인 시민들이
당신에게 반드시 공감하고 위로해 주어야 하는 그런 의무를 지녔다고 생각하진 마시고,
또한 당신이 문재인의 선출하지 않고 기권을 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도 당신을 위해 문재인을 설득할 사람은 당신일 뿐이란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다른 어느 누구도 당신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할 그런 의무를 가지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위로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전히 문재인을 지지하는 다른 시민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함으로써 위로를 해주고, 그런 당신인나 문재인을 설득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노력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이 잘못된 비난과 강요를 하지 않는다면 그분들 또한 존중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의사 결정이 존중 받아야 한다면
나와 동등한 다른 시민들의 의사 결정 역시 똑같이 존중 받아야 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여전히 문재인 지지하고 선출 할 것이라는 것 또한 존중하시고,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억울해 하지 마세요.
그건 당신만큼이나 존중 받아야 할 그 사람의 자유로운 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