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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코기님의 톨비쉬 망상썰을 보고
게시물ID : mabinogi_1337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냥파스!
추천 : 14
조회수 : 56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10/20 23:42:05

" 그러니까 신경 끄시라고요. "
" 어떻게 선생님이 학생한테 신경을 안 씁니까? 누가 이랬는지 제게 이야길 ... "
" 아. 씨x. 신경 써달라고 한 적 없으니까 선생님 할 일이나 잘 하시라고요. " 

단순한 오기였다. 알량한 자존심이었다.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내게 있어 험한 말은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와도 같았다. 쉬는 시간에 불려 나가 돈을 뜯기고 곤죽이 될 때에도 나는 온갖 욕설과 거친 말들을 참지 않았다. 그것은 세상을 향한 분노였고, 약한 자신에 대한 비명이었으며, 나를 괴롭히는 무리들에게 세우는 미미한 저항이었다. 나는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방법을 몰랐고, 설사 도움을 구했다고 한들 그들이 내게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이 일방적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그저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작 부임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학생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는 신참 영어 선생이 나에게 관여해 온 것이다. 내가 당한 일을 스스로의 입으로 토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눈 앞에 사람 좋아보이는 그는 나를 괴롭히는 무리들을 이겨먹을 수 있는 강자가 아니었다. 강자가 아닌 이에게 고충을 털어놓는 일은 하소연일 뿐이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나는 피로 얼룩진 입매를 닦으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 도와주실 거 없어요. 제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하니까. 어디가서 허튼 소리 하고 다니지 마세요. "
" ... 알아서 한다고요? "
" 그냥 학생들 사이의 흔한 다툼이라고 생각 ... "
" 알아서 한다는 사람이 이 꼴입니까? "

그는 체육관 뒷편에서 벗어나려는 나의 손목을 잡아 벽으로 밀었다. 나의 등이 벽에 부딪치는 순간 온 몸에 한기가 들었다. 나는 조용히 타오르는 그의 눈을 마주했다. 단순히 신참 선생이 학생을 걱정해 내비추는 표정인 것만은 아닌 게 확실했다. 아니면, 학창 시절에 나와 비슷한 일을 겪었나. 그래서 나를 매개로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건가. 웃음이 나왔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그는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무리들과 마찬가지로 흙발로 나의 영역을 침범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 말라'고 말했음에도 그 말이 통하지 않는 건 그들이나, 선생이나 매한가지였다. 웃음이 걷히고 그가 나를 밀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를 밀쳐내고 자리를 뜨려고 했을 때 그의 서늘한 입술이 목덜미에 닿았다. 머리는 예상 외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대로 멈춰 서 곁눈질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방금 전 내가 지었던 자조적인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 나직히 속삭였다. 

 " 그럼, 저와의 일도 한 번 고민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당신은 곧 죽어도 하등 도움 안 되는 자존심으로 버틸 요량인가 본데, 그럼 이 일도 한 번 알아서 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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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비쉬 쌤과 학생 밀레는 이런 느낌일까나. 학생은 여밀레, 남밀레 편한대로 망상하셔도 될 듯. 
코기엉덩이님의 썰 보고 짤막하게 생각난 걸 그대로 여과없이 적었습니다. ㅎㅅㅎ......
강하게 나가는 톨비쉬 생각하니 심쿵. ㅎㅅㅎ...오늘도 톨비쉬 영업당하구 갑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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