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생님이 다리 떤다고 많은 애들 앞에서 좀 과한 체벌을 줬던 게 기억난다.

볼을 힘껏 잡아 쭉 늘리고 앞뒤로 흔들었다.

얼마나 세게 흔들었는지 2학년 치고 작은 체구가 아니었던 내 몸통도 덩달아 흔들렸고, 마지막엔 그렇게 흔들다가 바닥에 날 패대기 쳤었다.

다른 애들이 이렇게 혼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나..? 그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히 기억나는 건, 그런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과, 자리에 들어가지 않고 한동안 선생님을 노려봤다는 것이다.

고작 2학년, 아홉 살이었지만 난 알고 있었다. 충분히 말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수업에 방해가 된다면 이야기해줬다면 내가 고쳤을 것이라는 것을.

난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 아이였고, 타인의 입장을 제대로 생각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 그것이 내 잘못을 덮을 수 있는 핑계가 되지는 않지만.

자기 신경에 거슬린다고 아이를 패대기 치다니. 지금 생각해도 분하다.

어쨌든 노려보던 나는 한 번 더 체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자리에 들어가서는 선생님 보란 듯이 더 다리를 떨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난 참 당돌한 아이였구나 싶다.

지금 나는, 공개적으로 날 망신 준 사람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다.

부당한 일을 보고도 잘못되었다고 말 할 용기가 없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의식으로 꽉 차있고, 문제가 닥치면 회피하려고만 한다.

어린시절의 나처럼 당돌해질 날이 다시 올까?